한중정상회담서 문화교류 '공감대'…K-POP 공연 재개가 시금석인데 코로나가 변수
조만간 양국 고위급 경제외교채널 가동해 韓콘텐츠 수출확대 요청 예정
중국 OTT에 한국 영화 '첫선'에도 한한령 해제까진 '먼길'
중국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내 한국 영화 서비스 재개로 문화 콘텐츠의 대중 수출이 다시 활성화하리란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언제쯤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해제될지 주목된다.

그간 정부는 인적·문화 교류 활성화를 통해 한중 국민이 최근 많이 떨어진 서로에 대한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며 중국에 꾸준히 문화 교류 확대를 요청해왔다.

특히 올해가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는 만큼 문화 교류 활성화는 양국 관계 강화 방안의 단골 의제 중 하나로, 정부는 고위급 교류 계기마다 이를 강조해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8월 한중외교장관 회담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에게 "중국 측은 보이지 않는 빗장을 풀고 문화 콘텐츠 교류의 문을 크게 열어 주기 바란다"라고 요청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5일 진행된 한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에게 민간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시 주석은 "인적·문화 교류에 개방적 자세를 갖고 있다"며 화답하기도 했다.

정부는 최근 중국 OTT 플랫폼 '텅쉰스핀(騰迅視頻·텐센트 비디오)'에 홍상수 감독의 2018년 작품인 '강변호텔'이 선보이게 된 것이 한한령 완화 시그널로 이어질 수 있을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23일 이번 일이 한한령 해제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선 "판단하기 어렵다"고 하면서도 "정상 간 이야기도 오고 갔으니 문화 콘텐츠를 열 준비는 언제나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한령 본격 완화의 시금석은 K-POP 공연, 신규 판권 계약으로 인한 한국 영화 현지 개봉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OTT에 한국 영화 '첫선'에도 한한령 해제까진 '먼길'
지난해 말 한국 영화 '오! 문희'가 중국 전역에 개봉하기도 했으나 이후 한국 영화 현지 상영은 추가로 성사되지 못했다.

가요 분야의 경우 음원 판매는 한한령 이후에도 큰 제약을 받고 있지 않지만 중국 내 한국 아이돌 활동은 전무한 상황이다.

특히 공연 활동은 불안한 중국 내 코로나 상황이 최대 변수라 언제쯤 재개될 수 있을지 예단이 어렵다.

중국에서는 이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며 전날 기준 11월 신규 확진자가 30만명에 육박하는 등 확산 추세가 심상치 않다.

아울러 중국 연예계 정풍운동으로 사상 단속과 문화 콘텐츠 규제가 엄격하다는 것도 한한령 이전과 다른 점이다.

중국 정부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활동을 원천적으로 막고 과도한 팬덤 문화를 억제하는 등 대중문화에 있어 고강도 규제를 시행 중이다.

외교 당국은 '한한령 장벽 낮추기' 등 한중 정상 간 합의 내용을 이행하기 위해 조만간 양국 고위급 경제외교채널을 가동하고 이 자리에서 한국 콘텐츠 수출 확대 등을 적극적으로 요청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지난 7월 중국 상무부와 국장급 연례 경제 협의체인 한중 경제 협력 종합점검회의를 열어 올해 하반기 차관급 경제공동위원회 개최 방안을 협의한 바 있다.

매년 한 차례씩 열리는 한중 경제공동위원회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화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문화 콘텐츠 분야의 교류와 협력 확대를 위해 중국 측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