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여야, 한목소리 질타…'데이터센터 재난관리시설' 법개정 추진
'문어발·독점' 견제 입법 움직임도…일각선 "원인 파악 후 논의"
카카오 먹통 사태에…'플랫폼 공룡 규제' 정치권 급물살(종합)
'카카오 먹통' 사태를 계기로 플랫폼 공룡 기업인 카카오에 대한 정치권의 규제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카카오를 사실상의 '국가기반통신망'으로 칭하며 '독점'에 따른 시장 왜곡 대응을 강조하면서 전방위적인 제도 개선 작업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규제로 자칫 기업 활력을 꺾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여야는 17일 카카오가 '국민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했음에도 재난재해에 대비한 사전 대책 마련의 책임은 다하지 않았다며 입법 차원의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장 카카오 등의 민간 데이터센터(IDC)를 방송·통신 시설처럼 국가재난관리시설로 지정해 관리하는 내용의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해당 법안은 2020년 20대 국회에서 발의돼 소관 상임위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통과됐으나 기업에 대한 이중 규제라는 비판이 제기되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해 결국 폐기됐다.

국회 과방위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과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이날 관련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오는 19일 당정 협의와 23일 고위당정협의에서 재발방지책의 일환으로 해당 법안을 다룰 예정이다.

카카오 먹통 사태에…'플랫폼 공룡 규제' 정치권 급물살(종합)
재발방지책 마련을 넘어 카카오의 '문어발식' 경영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사실상 공공재적 성격을 갖는 데이터·인프라 사업을 하는 카카오가 데이터 관리·보호에 대한 충분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확장 경영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포문은 윤 대통령이 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서 "만약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더구나 이것이 국가 기반 인프라와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때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 당연히 제도적으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카카오택시, 카카오뱅크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 중인 카카오가 사실상 국가기반 통신망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이에 걸맞은 안정성·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카카오가 사업 확장에만 매달리는 등 기업 경영의 자유만 누리고 책임은 방기했다면서 "자율 규제 원칙이 자정작용 상실로 이어진다면 정부의 관리·감독 방식을 재고할 수밖에 없다"며 윤 대통령의 입장과 보조를 맞췄다.

국민의힘은 카카오 독점 문제 해결을 장기과제로 보고 국회 정무위를 중심으로 관련 논의를 이어가며 개선책을 모색하겠단 계획이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전반기에 논의됐던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 추진을 예고했다.

조승래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온플법이 온라인 경제 생태계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고 저 역시 유보적이었다"면서도 "최근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서 적절한 제도적 규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섣부른 규제로 기업 혁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사태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도 하기 전에 기업 활동을 제한할 수도 있는 입법 추진을 논의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무엇이 문제인지 따져보고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