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인 희망가에 맞추기 위해 조경수 감정 재평가…5배로 늘어나"
"'벼락맞았다'는 '천년 느티나무', 임업진흥원은 '수령 측정불가' 판단"
감사원 "박세복 前영동군수, 관광지 조경예산 부당편성 비위"
감사원이 영동군의 '레인보우 힐링관광지' 내부 조경물 구매 비용 마련 과정에서 박세복 전 영동군수의 비위가 있었다고 보고, 관련 내용을 인사혁신처에 통보하라고 영동군에 요구했다.

또 조경물 구매에 연관된 5명의 징계·주의 처분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레인보우 힐링관광지 조경물 조성' 감사보고서를 6일 발표했다.

앞서 영동군은 영동읍 매천리 일대에 레인보우 힐링관광지를 조성하면서 경북 김천의 한 농장과 수의계약해 21억원어치 조경수와 조경석을 사들여 논란이 일었다.

조경수 가운데 중간에 벼락 맞은 듯한 구멍이 있는 '천년 느티나무' 값은 4억원에 달했다.

수의계약으로 조경수를 터무니없이 비싸게 샀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영동군은 작년 7월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 조사결과 먼저 영동군은 의회에 2021년도 예산안을 제출할 때 조경물 비용을 마련하려고 '순환도로 확장공사비'를 35억원이 아닌 45억원으로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영동군 의회는 2021년도 본예산에 20억원을 순환도로 확장공사 비용으로 편성했고, 영동군은 이 중 9억9천만원을 조경수 구입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 "박세복 前영동군수, 관광지 조경예산 부당편성 비위"
영동군은 또 2020년 4월 조경수 5그루 가격이 약 1억2천만원이라는 감정평가를 받았는데, 이것이 매도인의 희망 가격에 맞지 않자 감정평가를 다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매도인이 원하는 가격에 맞추고자 받은 재감정평가 가격은 조경수 5그루에 6억원으로 5배에 달했다.

감사원은 느티나무와 관련해서도 다른 해석을 내놨다.

감사원은 "A농장은 해당 느티나무의 수령이 1천 년 이상이고 벼락을 맞아 생긴 구멍으로 달을 볼 수 있어 '달을 품은 천년 느티'라고 이름 지었다고 영동군에 설명했고, 영동군도 이 내용을 바탕으로 느티나무에 예술적 가치가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그런데 이번 감사에서 한국임업진흥원에 느티나무의 수령 측정을 의뢰한 결과, '느티나무의 중심부가 썩어 수령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