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정 발목꺾기" 비판하며 '野 대선 불복' 또 거론…김의장 사퇴권고안도
野, 해임안 가결 계기로 주도권 잡기 박차…'외교참사 대책위'도 본격 가동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정국이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비속어 논란'으로 촉발된 여야간 대치 전선은 해임안 가결을 계기로 닷새 앞으로 다가온 국정감사 정국에서 한층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박진 해임안' 정국 급랭…"거대야당 폭거" vs "외교라인 경질"
국민의힘은 해임건의안의 단독 처리에 대해 '의회폭거', '협치 파괴'라며 민주당을 맹비난했다.

박진 장관 해임안 가결은 민주당의 국정 발목 잡기에 다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여론전'에 나섰다.

'대선 불복'이라는 표현도 다시 등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박 장관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말로는 국익을 말하면서 실질적으로는 대한민국의 국익이 어떻게 되든 간에 대통령과 정부가 잘못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뭔가 흠을 잡아 확대·확장하는 게 대선 불복의 뜻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민주당에 169석을 허용한 것이 얼마나 나라에 도움 되지 않고 위험한지 차차 알아갈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진 해임안' 정국 급랭…"거대야당 폭거" vs "외교라인 경질"
더불어민주당은 해임건의안 통과가 윤석열 정부의 '외교 참사'를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맞섰다.

이른바 비속어 논란만이 아니라 지난달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한 당시 의전 논란부터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취소 논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30분 회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48초 환담 등에서 외교상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만큼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해임안이 가결된 뒤 브리핑에서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이번 순방외교가 실패했다, 부족했다고 문제를 지적하는데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넘어가려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

여기에 대한 명백한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회 민주주의를 정면 부정할 것이 아니라면 설령 건의의 형식일지라도 국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의 결정 사항을 반드시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 해임안' 정국 급랭…"거대야당 폭거" vs "외교라인 경질"
해임건의안 가결은 여야간 충돌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여세를 몰아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 전원 교체까지 주장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박 장관 해임건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큰 상황을 고려해 대통령실까지 책임 소재를 확대함으로써 윤 대통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이다.

민주당은 오는 30일 당내 '윤석열 정권 외교참사 거짓말 대책위원회' 첫 회의를 열어 해임건의안 가결을 계기로 정국 주도권을 내주지 않게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박진 해임안' 정국 급랭…"거대야당 폭거" vs "외교라인 경질"
국민의힘은 당장 해임건의안이 여야 합의 없이 상정된 책임을 물어 오는 30일 오전 중 김진표 국회의장 사퇴 권고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민주당이 제기하는 순방 관련 논란을 '자막 조작' '정언 유착' 프레임으로 '치환'해 민주당에 역공을 가하는 데 더욱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해임건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야당 요구를 '일축'할 것으로 보여, 여야간 '협치'는 상당 기간 난망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