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답십리굴다리에 설치…"시민 안전 위협" vs "희망 뽑아버려"
동대문구, '밥퍼' 홍보조형물 철거…최일도 목사 "다시 세울 것"
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는 답십리굴다리 지하차도에 설치됐던 무료급식소 '밥퍼' 홍보 조형물을 철거했다고 28일 밝혔다.

동대문구에 따르면 '희망트리'로 불리는 이 조형물은 무료급식사업을 진행해온 '다일복지재단' 측이 2008년께 답십리굴다리 전농동 방향 벽면에 설치한 가로 3m, 세로 8.6m의 나무 모양 조형물이다.

2014년 청량리 방향 벽면에도 추가로 세워졌다.

그러나 고압 전류가 흐르는 철도 선로 근처에 있다 보니 차량과 승객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올해 1월 한국철도공사가 동대문구와 다일복지재단에 해당 시설물 철거를 요청했지만, 재단은 최종 철거 기한인 8월 24일까지 자진 철거 명령에 응하지 않았다.

동대문구는 8월 25일 강제철거 행정대집행 계고 통지를 했고, 전날 철도공단이 긴급 단전을 승인하자 이날 새벽 조형물을 철거했다.

구는 "해당 조형물은 밥퍼 측이 철도부지 담장에 적법한 절차 없이 무단으로 설치한 불법 옥외 광고물"이라며 "철도 및 시민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어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다일복지재단 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재단 대표인 최일도 목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희망을 뽑아버린 이필형 구청장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 구청장이 대화를 통해 민원을 해결할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고, 아무도 모르게 강제 철거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겨울이 오기 전에 희망트리를 다시 세우는 일을 응원해달라"며 조형물을 재설치할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