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민 비대위원 "최순실도 유엔 제소 언급했다"…이준석 비꼬기
하태경 "발언으로 징계한다면 '양두구육·노동당 윤리위' 될 것"

5차 가처분·윤리위 추가징계 앞둔 與…'이준석 내홍' 재가열
국민의힘 내홍이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오는 28일 법원의 심리를 앞두고 다시 가열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적으론 잇따른 가처분 신청과 중앙당 윤리위원회의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여부 등을 놓고 의견이 양극단으로 엇갈리고 있다.

당 일각에선 또다시 법정대립을 거듭하기보다 정치적 해법으로 출구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친윤(친윤석열)그룹 등 당 주류 측에선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친정'을 상대로 5차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이 전 대표는 윤리위 추가 징계 시 '6차 가처분' 신청을 예고하는 한편, 연일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 거침없는 돌직구를 날리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선대위 공동대변인을 맡았고 이번 비대위에도 합류한 김병민 비대위원은 22일 오전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가 추가 징계 시 6차 가처분 신청을 내고 유엔에 제소하겠다고 했다'는 질문에 "과거 국정농단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최순실 씨 같은 경우 독방에 있으면서 책을 넣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엔 제소 등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유엔에 제소해서 (당의) 징계 경위인 성상납 의혹 등을 시시콜콜 국제사회에 얘기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 것인가 고민도 해봤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최근 이 전 대표의 성상납 의혹에 대한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가처분 신청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성상납 의혹은) 공소시효가 만료돼서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될 것이라고 예견했던 대로 결론이 난 것"이라며 "윤리위의 추가 징계 여부는 지켜보는 게 맞고, 불송치 결정이 가처분 사건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5차 가처분·윤리위 추가징계 앞둔 與…'이준석 내홍' 재가열
반면 이 전 대표와 가까운 당내 인사들은 이 전 대표를 향해 추가 징계 절차에 돌입한 윤리위를 향해 '노동당 윤리위', '양두구육 윤리위'라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하태경 의원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리위가 이번에 또 실수하지 말고 경찰의 기소 여부를 본 뒤 징계 심의를 개시하는 게 맞는다"고 한 뒤, '윤리위가 이 전 대표의 발언에 관해 징계하겠다는 입장'이라는 질문엔 "양두구육 윤리위가 된다"고 쏘아붙였다.

하 의원은 "유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그렇게 절규했던 게 자유인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윤리위가 되면 윤 대통령의 자유 정신을 짓밟는 만행을 윤리위가 벌이는 것"이라며 "우리 당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노동당 윤리위도 아니고"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허은아 의원은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찰의 불송치 결정과 관련해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의혹만으로 윤리위가 너무 빠르게 결론을 내렸고, 그 과정에서 무죄 추정의 원칙에서 벗어났던 것 아닌지 국민적 의심이 있다"며 "윤리위가 국민들께서 충분히 납득하실 수 있게 설명할 차례"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이 전날 법원에 가처분 사건 담당 재판부를 바꿔 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이 전 대표 측 비난이 쏟아졌다.

국민의힘은 재판부 교체를 요청하면서 해당 사건의 채무자를 맡은 전주혜 의원이 담당 재판장과 서울대 법대 동기라는 점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SNS에 "바보가 아닌 사람들이 말이 안 되는 행동을 할 때는 으레 '지연전술'이라고 받아들이겠다"고 비꼬았다.

천하람 혁신위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요즘 유행하는 사자성어로 이야기하자면 한마디로 '개콘촬영'이 아닌가"라며 "'이 사람과 내가 과거 구원이 있어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런 것도 아니고 단순히 (전 의원과 재판장이) 대학 동기였다는 내용이었다"고 지적했다.

천 위원은 이어 이 전 대표의 '양두구육' 발언을 문제 삼은 윤리위를 비꼬는 듯 "윤리위가 당원들이 쓸 수 있는 '사자성어 화이트리스트' 같은 것을 뿌려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 대표와 국민의힘 간 갈등이 좀처럼 봉합 가능성을 보이지 못하자, 이 전 대표를 둘러싼 신당창당설도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준석 대표는 아마 영화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기계 인간처럼 끝까지 살아서 돌아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표 측은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