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비대위원장에 주문, 당무 불개입 원칙 재확인…"대통령과 소통 활발"
朱 "당권·대권 분리 조항, 짚어봤으면"…전대룰 결정과정서 뇌관 부상 가능성
이준석에 "정치로 풀 상황 지난듯해 안타까워…판사 감성에 호소, 말 안섞겠다"
"윤핵관, 당에 끼친 해악 파악 못해"라면서도 "이준석 왜저러는지 안다면 의식해주길"


"비대위원장께서 중심을 잡고 당을 잘 안정시켜달라"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비대위원장 취임 당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당부나 주문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핵심 요점은 이것"이라며 이렇게 전했다.

주 비대위원장은 그러면서 "'당에 관한 결정은 대통령이 관여할 구조도 없고 하니 비대위와 당이 잘 협의해서 정해달라', 그럼 말씀만 있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당무 전반을 비대위원장에게 일임하며 불개입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뜻으로 보인다.

주 위원장의 이러한 언급은 윤 대통령이 올해 안으로 전당대회를 열어 새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다는 보도가 이날 나온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해당 보도에 대해 대통령실도 "사실무근"이라며 "윤 대통령은 보도와 같은 언급을 한 적이 없다.

사실과 다른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일축한 상태다.

주 위원장은 관련 내용에 대해 "들은 바 없다"며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했던 권성동 원내대표조차도 비대위 임기나 전대 시기에 대한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사실상 백지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다수 구성원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의 통화나 회동 여부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 만난 것을 확인해드릴 수는 없고…"라며 말을 아낀 뒤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고만 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25∼26일 연찬회 참석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 일정은 워낙 급박한 게 많으니…"라며 단정하지 않으면서도 "여당 의원들과 이렇게 단체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없으니 보시는 게 맞죠. 당을 존중하는 것이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尹대통령 "당 관련 결정, 비대위와 당이 잘 협의해 정해달라"
주 위원장은 특히 당권·대권 분리 등 지도체제 재정비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내부에서 공론화하고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밝혀 주목된다.

이번 전대에 당권·대권 분리 조항을 적용할지에 대한 개인 의견은 없다는 걸 전제로 했지만, 이 문제에 대한 공론화가 본격화할 경우 주자간 셈법이 엇갈리면서 전대룰 결정 과정에서 '뇌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주 위원장은 "우리 당은 대권·당권을 분리한다고 해서, 대선에 나갈 사람은 18개월 전에 당대표를 못하게 돼있다"면서 "이번 전대는 그 기간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대선에 나가려는) 당 대표가 공천을 주도하면 당권·대권 분리 정신에는 반한다"며 관련 부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 전대에도 당권·대권 조항이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제 의견은 갖고 있지 않다"며 "그런 점을 당 구성원들이 짚고 넘어가는 게 좋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권·당권 분리라는 게 대선 나갈 사람이 당 대표가 돼서 전횡하고 당 운영을 자기중심으로 하고 대선 후보가 되는 걸 막겠다는 것 아닌가.

이번에도 그런 취지를 살펴보고 판단해 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 위원장은 전대 시기를 '내년 1월말∼2월경'으로 언급한 데 대해 "구체적으로 전수조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당내 의원들 70∼80% 이상이 정기국회 중에 국감을 거쳐서 전대를 치르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이 경우 이준석 전 대표가 재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점에 관해 묻자 "정기국회 이후 준비를 시작한다면 물리적 시간이 그렇게 된다는 것"이라면서 "지금으로서는 이 전 대표의 거취와 맞물려 논란이 있을 수 있겠다는 점은 예상하는 정도이다.

비대위만 갖고 정하긴 너무 중요한 사안이니 의원 연찬회 등을 통해 많은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 위원장은 이 전 대표에 대해 "정치로 풀었으면 좋았겠는데 이미 정치로 풀 상황 지난 것 같다"며 "가급적 넓게 하나가 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는데 그 여지가 점점 더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이날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윤 대통령과 자신 등을 비판한데 대해서는 "할 말이 왜 없겠느냐. 사건 해결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라며 "말하자면 판사의 감성에 호소하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

그런 데에 내가 말을 섞지 않겠다"고 했다.

주 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주장하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 2선 퇴진론 내지 '정계은퇴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제가 과문한 탓인지 잘 모르겠다.

이 대표가 '윤핵관' '윤핵관' 해서 '저런 분이 윤핵관인가보다' 하고 알고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그분들이 당에 어떤 해악을 끼쳤는지 내가 파악한 건 없다"면서 "다만 이 전 대표랑 대립하는 건 있나 보다 정도만 생각하는 것"이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이어 "윤핵관이라고 이름이 알려진 사람 중에 현재 당직을 맡아 활동하는 사람은 권 원내대표밖에 없고, 권 원내대표는 의총을 통해 재신임을 받은 상태"라며 "그래서 이 전 대표가 주장하는 것은 정치적 주장이 아닌가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윤핵관이라고 지목된 분들은 이 전 대표가 왜 저러는지 알고 있다면, 그런 점을 의식해줬으면 좋겠다는 게 내 바람이다"라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