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박용진, 당 대표 토론회서 '사법리스크' 충돌…'백현동' 언급도
강훈식, 충청 집중 전략…李 향해 '육사 안동 이전' 대선공약 문제 지적
李 "마녀 아닌 증거 내라니" 朴 "근거 주면 같이 싸우겠다는 것"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경선 5차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의 '사법 리스크'를 둘러싸고 이 후보와 박용진 후보가 정면충돌했다.

이 후보와 박 후보는 이날 오후 TJB대전방송과 충북MBC를 통해 방영된 대전·세종·충남 및 충북 토론회에서 이 후보 주변을 겨냥한 검찰·경찰 수사와 관련해 설전을 벌였다.

박 후보가 당헌 개정 문제와 관련해 '사법 리스크'를 거론하자 이 후보는 "무고하다는 자료를 달라는 말은 조심해 달라"고 불쾌감을 내비쳤고, 박 후보는 "근거를 주면 같이 싸우겠다는 말씀"이라고 맞받았다.

반면 충청권을 근거지로 둔 강훈식 후보는 두 사람의 논쟁에는 끼어들지 않은 채 지역 이슈를 중심으로 토론을 진행했다.

이 후보가 과거 대선 당시 내놓은 공약 중 충청 민심에 악영향을 준 사례를 언급하는 정도로만 공격 수위를 조절했다.

◇ 李 "마녀란 증거, 본인이 내시라"…朴 "마녀란 말, 한 적 없다"
박 후보는 먼저 '기소 시 당직 정지'를 규정한 당헌 개정 문제와 관련해 이 후보를 겨냥해 "개인의 사법리스크가 당 전체의 사법리스크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해제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현행 규정으로도) 정치 탄압이면 오히려 적용하지 않도록 돼 있으니 괜한 논란을 지금 만들 필요 없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이 조항에 '뇌물수수,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를 저지른 경우'라고 표시돼 있다.

제가 돈 받은 일이 있다고 하느냐. 아무 해당이 없다"며 "제가 단돈 1원도 받은 일이 없고, (수사기관이) 겨우 하는 일이 '혹시 절차상 잘못한 게 없나' 이런 걸 조사하는 중이다.

다 아시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박 후보를 향해 "'무고하다는 자료를 내라. 공유하자' 이런 말씀을 하셨던데, 자료를 박 후보가 내는 게 정상 아니냐"고 물었다.

박 후보는 "제가 수사기관도 아니고 이 후보가 뭘 잘못했는지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다"며 "이 후보가 정치 탄압을 당하고 있고 국기문란 상황이라고 설명하셨으니 근거와 자료를 주시면 같이 싸우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 후보가 다시 "마녀가 아닌 증거가 어디 있느냐. 마녀인 증거를 본인이 내셔야 한다"고 하자 박 후보는 "마녀라고 수사기관이 하는지 모르지만 저는 그런 말씀을 드린 적 없으니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아닌 증거를 내라면서요.

그러니까 그런 건 조심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한 토론을 하면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백현동 개발'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성남시장으로 계실 때 백현동 사업에서 임대주택 비율을 10%로 확 줄였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말을 꺼냈다.

이 후보는 "이익 환원 차원에서 임대주택 단지를 보상으로 받기로 했다"며 "임대주택 수백 가구를 지으려면 성남시 재정이 엄청나게 투자되기 때문에 포기했지만, 임대주택 용지는 결국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해 공공주택으로 개발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박 후보가 "시행사들에 임대주택을 할 것을 조건으로 걸어 진행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 하자 이 후보는 "그래서 LH가 사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 후보의 지난 보궐선거 인천 계양을 출마와 관련해서도 "결과는 전국적인 선거 패배로 귀결됐다.

자생당사라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미래지향적인 토론회가 됐으면 좋겠다.

이 질문을 벌써 세 번째 하시는 것 같다"며 "결과에 책임지는 방식이 회피하거나 피해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받고 여당과 제대로 싸우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제 역할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李 "마녀 아닌 증거 내라니" 朴 "근거 주면 같이 싸우겠다는 것"
◇ 姜 "육사 안동 이전 공약, 지역에 상처"…李 "중의 모아 신중하게"
전날 토론회에서 이 후보와 강 후보를 번갈아 비판하며 존재감 부각에 나섰던 강 후보는 이날은 좀처럼 참전하지 않은 채 '홈그라운드'인 충청 민심 호소에 집중했다.

강 후보는 이 후보와 박 후보에게 충남지역 현안인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구상을 묻기도 하고, '서해의 독도'인 격렬비열도 이슈에도 관심을 많이 갖자고 당부했다.

다만 강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충남에서 육군사관학교를 유치하려고 엄청나게 노력했는데, 대선 때 이재명 후보가 안동으로 이전한다고 약속하셔서 오죽하면 당시 양승조 지사가 같은 당인데 반대 성명까지 냈다"며 "송영길 당시 대표가 그 뒤에 논산에 찾아와 육사 대신 다른 기관을 유치해주겠다고 했다"는 일화를 꺼냈다.

그는 "이런 것들이 지방에 있던 분들에게 상처가 된다"며 "'이거 안 되면 이거 줄게' 이게 사실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세종집무실 하나 해줄게, 안 해줄게' 이렇게 보는 것과 다르지 않은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가급적 중의를 모아서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 후보는 이 후보의 계양을 출마에 대해서도 "지방선거 때 계양에 출마한 것이 상처가 되신 분들은 실제로 존재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 위로하는 것은 우리 당의 동지로서 필요한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