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토론회' 朴 공세에 李 반격…강훈식, 李·朴 '동시 때리기'
"이재명, 원칙 실종" vs "박용진도 말 바꿔"…양쪽 때린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 3인방이 9일 오후 부산MBC에서 열린 4차 방송토론회에서 부쩍 날을 세우고 충돌했다.

이날 오전 라디오 토론회에서 한차례 맞붙었지만 물고 물린 난타전 열기는 더 치솟았다.

1·2차 경선에서 압승을 거둔 이재명 후보는 2위 박용진 후보의 끈질긴 공세에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고, 큰 표 차로 3위로 밀려난 강훈식 후보는 두 후보를 번갈아 조준하며 악착같이 기습을 노렸다.

지방의 인구소멸 대책 등 초반 공통질문 시간은 워밍업이었다.

이후 주도권 토론 시간, 박 후보는 오전에도 이 후보의 공격 소재로 활용했던 '이재용 사면 논란'을 다시 꺼냈다.

그는 "예전에는 그렇게 강하게 절대 사면은 불가하다고 했다가 여론에 따라서 대통령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하면 원칙이 너무 흔들리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상황이 바뀌었는데 똑같은 생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특히 정치는 그렇다"며 "(과거와 달리)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사면을 찬성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판단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박 후보도 법인세 인상을 주장하다가 1년 뒤인 지금은 아니라고 한다.

저는 그것이 틀리다고 보지 않는다"며 "이재용 사면 문제는 그 자체가 절대 진리나 규범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박 후보를 향해 "본인 스스로 중도 확장성이 크다고 주장을 하는데 민주노동당 좌파 출신인 박 후보를 보면 어느 날에는 저보다 훨씬 오른쪽에 있다"며 "중도에 있는 합리적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겠느냐"고 맞불을 놨다.

그러자 박 후보는 이 후보의 '대통령선거·지방선거 책임론'을 거론하며 "'미안하다.

최선을 다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말 한마디 듣는 게 이렇게 어렵냐"며 이 후보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 후보는 박 후보의 '계양을 셀프공천' 주장에 "당이 여러 논의 과정을 거쳐 결정하는 과정에 제가 의견을 낼 수 있다.

하지만 당이 공식적으로 (출마를) 요청한 것이 맞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재명, 원칙 실종" vs "박용진도 말 바꿔"…양쪽 때린 강훈식
1·2위 후보의 일대일 전면전 속 강 후보가 허를 찌르는 기습으로 두 후보를 당황케 하는 장면도 여럿 연출됐다.

강 후보는 대선 당시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 철회'를 언급하며 "기본소득 공약을 유보한 결정적 계기가 무엇이냐", "기본소득을 하나의 성장모델로 민주당 강령에 반영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지나치게 기본소득에 대한 훼손이 이뤄지면서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 지지도가 30%대로 떨어졌다"며 "이것을 계속 밀고 가는 것은 선거 전략상 옳지 않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선대위 전략본부장이었던 강 의원을 가리키며 "당연히 잘 아시지 않느냐"며 "기본소득을 당의 정책 기조로 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또 이 후보를 겨냥해 "박 후보가 사당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 후보가 당권을 잡을 시) 공천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왜 그런 것 같냐"고 압박 질문을 가했다.

이에 이 후보는 "시·도정을 하면서 많은 성과를 인정받았는데 그 과정에 대한 오해가 조금 있는 것 같다"며 "성과를 내는 게 억압에 따른 것이라고 보는 것 같은데 그러면 전두환이 더 잘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강 후보는 당장의 추격 대상인 박 후보를 겨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재벌개혁을 해야 한다면서 법인세는 인하하자는 박 후보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그때(대선 경선 때) 주장은 지금과 다르다.

이유가 무엇이냐"고 캐물었다.

이에 박 후보는 "재벌개혁과 법인세 인하 문제는 다른 것"이라며 "김대중 정부에서도 법인세 인하 정책을 폈다.

(법인세 인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 정부가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정책적 방향"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