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훈 서울대 교수, 3차례 대선때 이념 성향 연구…"MZ세대 동질성도 크지 않아"
"'청년층 보수화'는 섣부른 판단…사회 전반 이념 변화와 비슷"
20대 대통령선거 결과를 두고 청년층 전반이 보수화했다고 보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 한정훈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2012년부터 치러진 세 차례 대선에 나타난 청년층의 이념 성향과 투표 행태의 유사성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이념 성향은 당시 사회 전반적 이념 성향 변화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한 교수는 세 차례 대선 이후 이뤄진 설문조사 내용과 연령·세대·대선 시점과 보수성향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2017년 유권자들이 스스로 평가한 이념 성향을 2012년 대선 때와 비교하면 65세 미만 전 연령에 걸쳐 촛불집회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거치며 진보 성향이 뚜렷하게 강화됐다.

2017년 대선과 올해 대선을 비교하면 39세 이하에서 진보적 성향이 약간 줄었다.

한 교수는 "세 차례 대선 국면에서 관찰되는 사회 전체적 이념 성향의 변화를 봤을 때 청년층이 특정적으로 일관된 보수화의 길을 걸었다고 판단하긴 어렵다"며 "2017년 사회 전체적으로 강화된 진보적 성향이 이념적 평균에 회귀하는 사회 전반적 추세를 청년층의 보수화만으로 편협하게 규정한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2년부터 10년에 걸쳐 현재 40세 이상 65세 미만 유권자들의 이념 성향이 진보적 성향을 유지·강화했다는 점이 (오히려) 두드러진 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1988∼1992년 출생자(이하 30∼34세)들은 전체 다른 연령층과 비교해 유일하게 10년간 일관되게 보수성향이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34세 이하 청년층 사이에서도 정책별 선호도로 성향을 구분했을 때 동질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북정책의 경우 30∼34세는 2012년 대선에서 강경책을 선호했고, 2017년 유화책 선호로 돌아섰다가 올해 강경책으로 회귀했다.

하지만 1993∼1997년 출생자들(이하 25∼29세)은 2017년과 올해 대선에서 모두 일관되게 대북 강경책을 지지했다.

경제정책을 보면 30∼34세는 2012·2017년 대선 모두 복지 우선 정책을 선호했다가 올해 대선에서는 성장 우선 정책 지지로 돌아섰다.

25∼29세도 2017년과 올해 대선에서 같은 패턴을 보였지만, 1998년 이후 출생자들(24세 이하)은 청년층 사이에서 유일하게 올해 대선에서 복지 우선 정책을 선호했다.

한 교수는 "연구 결과 34세 이하 유권자 가운데 일부 세대에서 보수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는 타당성이 있지만, 전반적 청년층의 보수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는 시기상조"라고 결론지었다.

이어 "MZ세대 등 2022년 한국 사회 내 체계적인 세대 분석에 근거하지 않은 논의들은 청년층의 내적 이질성으로 인해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