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지사 취임 12일 만에 감사청구 배경에 관심 쏠려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이 취임하자마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제주지사 시절 추진한 오등봉 공원 민간특례 개발사업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를 진행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제주 오등봉 사업 감사 청구 "원희룡 겨냥" vs "의혹 해소 차원"
제주도는 12일 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해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자 선정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절차적 위법성 논란을 가리기 위해 공익감사를 청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영훈 지사는 제주도지사 취임 전부터 "오등봉 민간특례개발사업은 도민사회에서 계속 문제가 제기됐으며, 중앙정치권에서도 큰 관심을 보인다"며 "원칙적으로 사업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일부 민간 개발업자에게 과도한 특혜가 주어지는 방향으로 설계됐다는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도의 공익감사 청구 이유는 ▲2016년도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 불수용 이후 재추진 이유 적정성 ▲ 민간특례사업 추진 시 비공개 검토 지시 적정성 ▲민간특례사업 지침 변경 사유 적정성 ▲민간특례사업 수익률 8.91% 적절성 ▲ 제안심사위원회 구성 및 평가 적정성 ▲사업자 선정 및 협약 체결 등 업무 전반에 대해 위법성 여부 등이다.

실제로 지난 5월 2일 원희룡 장관의 인사청문 과정에서도 '제주판 대장동' 의혹이라 일컬어지며 관련 의혹이 논란이 됐다.

특히, 국회의원들은 민간 사업수익률이 전체의 8.91%라는 점을 지적하며 "세전으로는 9.88%이다.

대개 (공원 일몰제에 따른 다른 사업의 이익이) 4∼6%인 것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높다"며 맹공격했다.

제주 오등봉 사업 감사 청구 "원희룡 겨냥" vs "의혹 해소 차원"
원 장관은 당시 "오등봉은 대장동의 정반대 사례다.

민간업자에게 공공의 땅에서 나온 특정 수익을 몰아주도록 하는 것을 방지한 전국 최초의 모범 사례"라고 맞섰다.

원 장관의 이 같은 반박에도 불구하고 오영훈 제주지사가 취임 12일 만에 전격적으로 공익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힌 배경에 정치적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대상은 해당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사항이 새롭게 발견된 경우 등에 한하지만 현재까지 추가로 새롭게 발견된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또 제주환경운동연합과 오등봉공원 지키기 도민 공익소송단이 지난해 제주지법에 '도시계획 시설사업 실시계획 인가 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한 바 있는데도 감사청구를 별도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허문정 도 환경보전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치적 배경에 대한 질문에 "그러한 것을 고려한 것은 아니다.

새롭게 발견된 문제 사항은 없다.

다만 행정에 대한 도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오등봉공원 논란과 의혹을 한 점 없이 해소하고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감사 청구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허 국장은 이어 "시민사회단체가 제기한 소송은 실시인가 및 환경영향평가 미이행 등 사업에 직접 영향을 주는 부분"이라며 "하지만 도에서 청구하는 감사는 행정 진행 과정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소송과는 결이 다르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도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강충룡 의원은 정치적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희룡 장관이 이재명 의원의 대선 후보 당시 '대장동 일타강사'로 나섰던 것에 대한 반박 심리 등이 작용한 것으로 원 장관을 겨냥한 정치적 이유"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이번 감사청구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원 장관의 문제를 털어서 이재명 의원의 문제를 희석하고, 제2공항 추진 동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여론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제주 오등봉 사업 감사 청구 "원희룡 겨냥" vs "의혹 해소 차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