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2+2 회동도 일단 결렬…"입장차 너무 크다" 사개특위 구성 최대 쟁점
민주 "전향적 양보안 제시해라"…합의 최종 불발시 내일 의장 단독선출 강행
단독처리시 정국 급랭 우려…'파국 부담' 속 막판 타결 가능성도
극적합의냐, 파국이냐…벼랑끝 내몰린 여야 원구성 협상(종합2보)
한 달 넘도록 이어져 온 국회 공백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여야 원내 지도부가 3일 두차례에 걸쳐 마주 앉았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합의 불발시 4일 오후 본회의에서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린 상태여서 여야는 극적 합의냐, 파국이냐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다만 여야는 4일 본회의 전에 나란히 의원총회를 예고하고 있어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막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국민의힘 권성동·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공백 사태 34일 만인 이날 비공개 회동을 하고 국회 정상화를 위한 서로 입장을 교환했지만, 합의안 마련은 불발됐다.

오후부터 시작된 '2+2' 협상은 밤 9시 30분까지 이어졌지만, 양측은 평행선만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단에 배포한 문자 메시지에서 "양당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커서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며 "국민의힘이 내일 오전까지 전향적 양보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민주당은 예정대로 내일 오후 본회의에서 국회의장 선출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양금희 원내 대변인도 통화에서 "아직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원 구성 협상은 타결되지 않았다"며 "내일에도 이어서 협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협상 도중 기자들과 만나 "각자의 이야기를 하느라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며 "특별히 진전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양측 모두 구체적 협상 내용에 대해 함구한 가운데 민주당이 정상화 요건으로 내건 사개특위 구성 및 검수완박 소(訴) 취하 등 핵심 쟁점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여야가 가장 격렬하게 대치했던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내줄 수 있다고 밝히면서 "야당의 양보로 여야 간 거리를 상당히 좁힌 만큼 여당이 결심할 차례"라고 주장해 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양보'했다는 주장부터 "부도 처리하려던 어음을 겨우 갚는 것"이라며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마찬가지로 법사위 체계·자구심사권 삭제, 사개특위 정상화, 검수완박 소 취하 등 민주당의 요구 조건들을 모두 "억지"로 규정하고 수용 불가 방침을 고수해왔다.

극적합의냐, 파국이냐…벼랑끝 내몰린 여야 원구성 협상(종합2보)
민주당은 4일 오전까지 국민의힘이 양보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예고한 대로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 단독 선출을 강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미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자로 김진표 의원을 내정한 상태다.

원내 지도부는 4일 본회의 직전인 오후 1시 30분 의원총회를 열어 그간의 여야 협상 상황을 설명한 뒤 의장 단독 선출의 불가피성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는 당내 의원들을 대상으로 4일 국회 경내 비상 대기령을 내린 상태다.

만약 최종 협상이 결렬되고, 민주당이 의장을 단독으로 선출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여야의 극한 대치 속에 정국은 급속도로 얼어붙을 전망이다.

그러나 민생·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의회를 장기간 공백 상태로 두는 것은 여야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점에서 막판 타결 가능성도 여전히 살아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웬만하면 강행하지 않고 합의를 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라며 "일방적으로 처리했을 때 국민이 보기에 그림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의힘도 집권 여당으로서 윤석열 정부 임기 초반 국정과제를 입법적 측면에서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도 빠른 국회 정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사개특위 문제와 관련, 이르면 이달 말로 예상되는 헌재 결정을 지켜본 뒤 그 구성과 개혁 의제 방향성을 추후 재논의하는 형태로 합의하는 방안을 열어두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4일 오전 10시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원 구성 협상 등 현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권 원내대표는 의총 소집과 관련,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되든 안되든 간에 국회 운영에 관해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의원님들께 보고 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