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국·과장 의결…"보은 인사" vs "실력에 따른 인사"
임기 열흘 남기고 승진 인사 단행…구청장·당선인 갈등
부산의 한 기초단체에서 임기를 열흘가량 남긴 구청장이 승진 인사를 단행해 당선인 측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2일 부산 해운대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20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4급(국장) 1명, 5급(과장) 4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의결했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이 임기를 열흘가량 남긴 시점에서 이례적인 승진 인사를 단행한 소식이 알려지자 구청 내외부는 술렁였다.

일반적으로 지방선거 이후 인사는 새 구청장이 임기 시작 뒤 하거나 당선인과 현 구청장이 협의를 거쳐 정하는 것이 관례다.

김성수 해운대구청장 당선인 측은 즉각 반발했다.

김성수 당선인은 "임기종료 단체장의 인사 제한에 대한 행정안전부 인사 관련 지침을 어기고 무리하게 승진 인사를 단행한 전례가 없다"며 "정치 중립을 위반하면서 구청장을 보좌한 공무원에 대한 선심성 인사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순헌 구청장은 "전임 청장도 임기 종료 직전 인사위원회를 열어 인사를 했었던 관례에 따른 것"이라며 "실력 있는 사람이 승진한 것이지 보은성 인사는 아니다"고 밝혔다.

지역 정가에서는 김 당선인과 홍 구청장은 선거 기간부터 불편한 관계가 이번 인사로 대외적으로 표출된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지난 지방선거 토론회에서 홍 구청장은 김 당선이 경찰 간부 시절 감찰을 받은 사실을 지적했고, 이 과정에서 홍 구청장이 허위사실을 공표해 공개 사과하기도 했다.

선거 이후 구청 청사에 직원들이 붙인 홍순헌 구청장 낙선 위로 현수막을 두고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교롭게도 현수막은 이번에 4급으로 승진 의결된 과장이 소속된 부서에서 부착한 현수막이다.

임기 열흘 남기고 승진 인사 단행…구청장·당선인 갈등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내부적인 인사 문제도 협의가 되지 않는데 해운대구 구정 인수인계가 제대로 됐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