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심판론에 지리멸렬 민주당에 대한 반감 반영
국민의힘 국정안정론에 박형준 시장 주도 선거전략 주효
4년간 무슨 일이?…부산 정치지형 확 뒤집힌 이유는
국민의힘이 6·1 지방선거에서 부산 지방 권력을 통째로 장악했다.

먼저 현직인 박형준 부산시장이 역대 민선 부산시장 당선인 중 가장 높은 66.36%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여기에다 부산 기초단체장 16곳을 모두 차지했으며, 부산시의회 47석(지역구 42석, 비례 5석) 중 45석(지역구 42석, 비례 3석)을 확보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4년 전 제7회 지방선거 때 당한 패배를 완벽하게 설욕한 셈이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부산 정치 지도는 온통 파란색으로 물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 바람을 타고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지방 권력을 차지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당선됐고, 부산 기초단체장 16곳 중 13석을 차지했다.

부산시의회 47석 중 41석(지역구 38석, 비례 3석)을 차지했다.

4년간 무슨 일이?…부산 정치지형 확 뒤집힌 이유는
4년 만에 부산 정치 지형이 확 바뀐 이유는 뭘까.

부산 정가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에 대한 심판론과 출범 초기인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국정 안정론이 함께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문 정권 심판론은 부동산 정책 실패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따른 '내로남불' 등으로 요약된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 강행과 대선 패배 후에도 쇄신하지 않고 당 내분을 수습하지 못하는 모습은 부산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거부감을 크게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부산에서 민주당에 대한 반감은 2020년 4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범죄로 사퇴하면서 최고치에 이른 뒤 이번 선거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박완주 의원의 성 비위 의혹이 불거지면서 오 전 시장의 성범죄가 리마인드되면서 부산 민심이 급격하게 악화했다.

민주당은 가덕 신공항 적기 개항과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같은 굵직한 현안을 내세우며 지역 민심 달래기에 나섰지만, 부산에 불어닥친 '빨간 바람'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정계 은퇴 선언 이후 민주당이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것도 부산 전체 선거판에 큰 영향을 미쳤다.

4년간 무슨 일이?…부산 정치지형 확 뒤집힌 이유는
반대로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초기에 지방선거가 치러지면서 컨벤션 효과를 누린데다 국정 안정론이 힘을 얻으면서 압승을 거뒀다.

높은 지지도를 앞세운 박 시장이 선거기간 내내 기초단체장 격전지를 찾아 지원 유세를 펼친 것도 지방 권력 탈환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 취임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여서 정권 안정론이 힘을 받은 데다 대선 패배 책임 규명을 제대로 하지 않은 민주당에 대한 반감으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뒀다"면서 "특히 민주당이 당을 개혁하지 못했고, 지방선거 직전 지도부가 갈등을 빚은 점이 지방선거 참패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