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 평양유치원 '방역교육 무용' 방영…北, 코로나 소아 사망 유독 많아
'체온측정·손소독 잘지키자요'…北, 어린이 방역교육 고삐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세로 인한 사망자 중 유독 소아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방역 교육의 고삐도 바짝 죄고 있다.

28일 북한 매체에 따르면 조선중앙TV는 전날 평양 대성구역 룡흥2유치원의 원생들이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하며 펼친 '꼭 지키자요' 무용공연을 방영했다.

공연은 비접촉식 체온계로 분장한 어린이가 무대 위로 등장해 무대 한쪽에 모여있던 친구들에게 성큼성큼 다가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다가오는 체온계를 보며 일부 어린이는 무서운 듯 몸서리를 쳤지만 다른 친구들이 등을 떠미는 바람에 체온계 앞으로 내몰려 팔목을 내보이며 체온을 잰다.

다행히 체온은 36.5℃. 정상 체온임을 확인한 친구가 기쁜 마음으로 통과하고 나머지 친구들도 차례차례 체온을 측정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체온 재기가 끝나자 곧바로 손소독제 통으로 분장한 어린이가 무대 위에 나타났다.

머리에 달린 펌프를 눌러 친구들 손바닥에 소독제를 짜주자 친구들이 두 손을 맞비비며 손을 깨끗하게 소독한 뒤 이제야 안심이 된다는 듯 활짝 웃으며 신나게 춤을 춘다.

'체온측정·손소독 잘지키자요'…北, 어린이 방역교육 고삐
북한이 이처럼 유아용 맞춤형 방역 콘텐츠까지 제작해 어린이를 대상으로 '방역 훈련'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어린이들의 피해가 크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공개한 연령별 코로나19 의심 사망자 통계 중 가장 최신 치인 지난 16일자를 살펴보면 누적 사망자 56명 중 10살 미만은 9명(16.1%), 11∼20살은 8명(14.3%)으로 나타났다.

이들 소아·청소년 사망자 수는 61살 이상의 고령자 사망자 수(17명·30.4%)와 동일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망률은 보통 고령층에서 높게 나타나는 데 비해 북한에서는 유독 어린이 사망자 수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결핵 등 영유아에게 꼭 필요한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고 기본적인 영양상태도 열악하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서도 국제사회의 도움은 거부한 채 주민들에게 '사상 무장'만을 강요하고 있다.

북한은 한미가 제안한 코로나19 관련 인도적 지원 제안에는 일절 호응하지 않은 채 연일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화됐다며 방역 자신감을 나타내고, 물밑으로는 우방국인 중국·러시아로부터 방역용품 등을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체온측정·손소독 잘지키자요'…北, 어린이 방역교육 고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