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 함축된 견제 메시지에 중국도 외교부 수장을 내세워 대응했다.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2일 중국-파키스탄 외무장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전날 열린 한미정상회담의 두 키워드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와 인도·태평양 전략에 견제구를 던졌다.
왕 부장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목적은 중국 포위 시도이며, 아태 지역 국가를 미국 패권의 앞잡이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IPEF에 대해 "미국의 지역 경제 패권을 지키는 정치적 도구가 돼 특정 국가를 의도적으로 배제한다면 그 길은 옳지 않다"며 미국이 IPEF를 통해 중국을 반도체 등 핵심 산업 공급망에서 배제하려 한다는 자국 내부 시각을 대변했다.
그러면서 "경제문제를 정치화·무기화, 이데올로기화하면서 경제 수단을 이용해 지역 국가에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한 쪽에 설 것을 압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역의 국가는 미국에 성실한 답변을 요구할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직접 거명해가며 신랄하게 비판한 반면 한국은 거명하지 않은 채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시각을 드러낸 것이 눈길을 끈다.
한국 새 정부가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취하려 했던 이전 정부의 노선에서 '급변침'하지 않기를 바라는 기대 속에, 강경 발언은 미국에 집중시켰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에 대한 견제의 메시지도 담고 있다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사실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공동성명은 중국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중국을 겨냥했다는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 적지 않았다.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 강조', '남중국해 및 여타 바다에서 평화와 안정' 등 내용도 중국이 반발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을 표방한 이번 정상회담의 전반적인 톤에 중국은 더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공동성명에는 중국이 미국의 대 중국 압박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간주하는 '인도·태평양'이라는 표현이 작년 5월 한미정상회담때(5차례)보다 많은 9차례 등장했다.
그리고 작년 공동성명은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구상을 연계하기 위해 협력한다"고 했지만 이번엔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프레임워크를 수립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구상에 지지를 표명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으로선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 하에서 추진하는 중국 포위망 확대에 한국이 점점 더 깊이 관여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또 이번 공동성명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인권 상황에 관한 상호 우려를 공유하면서 양 정상은 전세계에서 인권과 법치를 증진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힌 대목도 중국 입장에서는 자국을 염두에 둔 표현이라는 해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22일 연합뉴스에 "중국으로선 티베트, 홍콩, 신장 위구르 자치구 문제를 연상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한미간 협력이 안보·경제·기술 영역을 넘어 '가치·이념'의 영역에까지 확대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일단 왕이 부장을 통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중국은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공약으로 제시한 한미동맹 강화 기조가 현실화했다는 판단 하에, 한중관계 차원에서 대응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기회와 딜레마를 동시에 표현하는 말이었던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의 틀에 한국이 계속 머무르도록 하는 것이 중국의 1차 목표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한중 수교 30주년의 해인 만큼 한중관계의 중요성을 지속 강조하는 한편, 자국이 참여하는 반도체 등 핵심 산업 공급망에서 한국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강온양면책을 두루 동원할 것으로 점쳐진다.
또 미국의 대 중국 압박 드라이브에 한국이 동참하지 않도록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IPEF 내에서 한국의 활동 내용,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참여, 대북 억지 명목이긴 하나 중국도 경계할 미국의 전략자산 적시 전개와 연합 훈련 확대 상황 등이 중국의 이른바 '핵심이익'을 건드린다고 판단한다면 강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부산·전북서 공연…팀원들 "비행기 므리야는 파괴됐지만, 우리 꿈은 끝나지 않아"유럽 무대서도 공연 계획…"고국 평화 위해 좌절하지 않고 나아가겠다" "지금 저희는 한국에서 많이 웃고 있지만, 사실 마음속에는 전쟁 중인 조국에 대한 고통이 있어요. 우리는 조국이 승리할 것이라고 믿고 있죠. 비행기 므리야는 파괴됐지만, 우리 꿈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파블로·25) "72년 전 한국에서도 전쟁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모든 것이 멋있고 훌륭해서 아주 놀랐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 상황도 비슷합니다. 전쟁 중이며 사람들이 나라를 떠나고 있죠. 전쟁이 끝나면 우리도 한국처럼 눈부시게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글렙·19) 전쟁의 아픔을 이기고 꿈을 찾아 한국으로 날아와 공연을 펼치는 우크라이나 댄스팀 '므리야'(Mriva)의 팀원인 파블로와 글렙은 6일 소셜미디어(SNS)에서 이 같은 꿈과 희망의 언어들을 쏟아냈다. 같은 팀원 율리아나(16)는 "전쟁이 나면서 이웃 나라 헝가리로 갔고, 그곳에서 므리야 프로젝트를 알고 댄스팀에 입단했다"며 "춤을 추면서 전쟁이 끝났으면 하고 소망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어로 '꿈'을 뜻하는 므리야는 이 나라가 보유했던 세계에서 가장 큰 화물 수송기의 이름이다. 그러나 이 비행기는 지난 2월 키이우 근처 비행장에서 러시아에 의해 파괴됐다. 므리야 댄스팀은 지난 4월 37명의 우크라이나 청년이 모여 만들었다. 독일과 헝가리 등 인근 나라로 피란한 청년들이다. 전쟁으로 꿈을 잃어가는 우크라이나 청년들에게 꿈을 되찾아주겠다며 독일 비영리단체 '이히할테디히'가 팀을 꾸리는 데 도움을 줬다. 댄스팀은
한국·미국·일본 3국은 이달 7∼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 계기에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6일 보도했다.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지난달 말 5년 만에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대북 억지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 등을 논의할 전망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회담이 개최된다면 가장 최근 취임한 박 장관을 포함한 이들 3인의 첫 외교장관회담이 된다. 하지만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일중 및 일한 외교장관회담을 하는 구상은 보류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일 외교장관이 비공식 회담을 하거나 서서 대화를 나눌 가능성은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연합뉴스
박진 장관, 2022 한-중남미 미래협력포럼서 9개국 장차관과 회담 정부가 멕시코와의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공식협상의 조속한 재개 중요성을 강조했다. 5일 외교부에 따르면 박진 외교부 장관은 전날 서울에서 개최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의 제도화를 한층 높이자는 차원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과 멕시코는 2006년 FTA 전 단계 격인 전략적 경제보완협정(SECA)을 개시했고 이듬해 이를 FTA 협상으로 격상했으나, 2008년 관련 협상이 중단됐다. 이후 2016년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협상 재개에 합의했으며 후속 절차를 추진해왔다. 박 장관은 한국이 콜롬비아, 칠레, 멕시코, 페루 4개국 연합체인 태평양동맹(PA) 준회원국에 가입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에너지·인프라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도 기대했다. 그는 공급망, 경제안보 등 분야에서 보다 포괄적인 경제협력 논의를 위해 양국간 경제공동위를 재가동하자고도 제안했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멕시코 남부 타바스코주에 있는 도스 보카스 정유시설 건설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한국 기업들의 투자 진출 확대와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을 통한 정책경험 공유를 요청했다. 그는 또 한국이 멕시코의 아동 코로나19 예방접종 캠페인을 위해 화이자 소아용 백신 80만 회분을 지원하기로 한 것을 크게 환영했다. 두 장관은 회담 직후 '한-멕시코 개발협력 양해각서'에도 서명했다. 한편 박 장관은 5일 부산에서 '2022 한-중남미 미래협력 포럼' 참석차 방한한 중남미 9개국 장차관들과 만나 한국과 중남미의 상생공영을 위한 맞춤형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박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