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를 가다] 음성군수 '수성 나선 현직' vs '탈환 노리는 참모'
국힘 구자평 "고향 지켜온 '진짜 음성인'…진천과 통합 추진"
충북 음성군수 자리는 1995년 지방자치 개막 이후 2014년 제6회 지방선거까지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과는 연이 없었다.
이 기간 음성군수는 무소속, 자유민주연합, 한나라당과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의 몫이었다. 불모지와 다름없는 이곳에서 조병옥(64) 군수는 4년 전 민주당 소속으로 첫 깃발을 꽂는 데 성공했다.
이제 다시 후보자 신분으로 돌아온 그는 민주당 첫 재선 군수라는 타이틀에 도전한다.
조 후보는 4년 동안 지역 곳곳을 누빈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인물론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 4년은 눈부신 성장의 시작을 알렸지만, '새로운 음성, 성장하는 음성'을 완성하기 위해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았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지역경제 정상화 등을 위해 군정의 연속성과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서는 29년간 음성군에서만 공직생활을 한 구자평(60) 후보가 군수직 탈환에 섰다.
2020년 6월 퇴임한 구 후보는 조 후보 재임 시절 세정과장 등을 지내며 약 2년 간 참모 역할을 한 인연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경쟁자가 돼 '힘 있는 여당 후보'를 강조하며 지역 내 친밀도를 앞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구 후보는 "학창 시절과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는 평생 음성을 지켜온 '진짜 음성인'"이라며 "음성이 전국 최고 지자체로 우뚝 서는데 모든 걸 바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S청주방송총국이 지난 8∼10일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조 후보가 50.6%의 지지율을 얻어 구 후보(41.8%)를 8.8% 포인트 차 앞섰다.
하지만 구 후보 측은 대선 승리의 원동력이 된 '심판론'을 적극 활용하면서 최종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음성군에서 49.73%를 득표해 이재명 후보(46.27%)를 3.46%포인트 차로 따돌린 바 있다.
이번 선거는 두 후보의 출신지에 따라 지역대결 구도가 나타날지도 관심사다.
조 후보는 음성읍, 구 후보는 금왕읍 출신이다.
금왕읍(4월 말 기준 1만9천521명) 인구가 음성읍(〃 1만6천601명)보다 많기 때문에 지역 간 대결 구도가 그려진다면 구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두 후보는 확연한 입장차를 보이는 공약 대결로도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것이 시(市) 승격 방법이다.
구 후보는 음성군과 진천군으로 나뉜 충북혁신도시 내 주민 불편과 유사 시설 중복투자 등 비효율성을 들면서 "양군의 통합과 함께 시 승격이 이뤄지면 도청 유치에도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조 후보는 '통합시'를 제시한 구 후보와 달리 '단독시' 추진을 피력했다.
조 후보는 맹동면과 대소면을 읍으로 승격해 4읍 5면을 통한 15만 시 승격 전략을 내세우면서 "우량기업 투자유치와 일자리 창출, 인구 유입,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시 승격을 이끌겠다"고 전했다.
지역 정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현직 프리미엄, 대선 결과, 출신지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해 군수 선거 결과 예측이 쉽지 않다"며 "후보의 정책과 공약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가 그 어느 선거보다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KBS 여론조사는 음성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 대상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고, 전체 응답률은 20.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이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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