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딜레마' 표면화…中, 경계하면서도 한국에 우호적 손짓7∼8일 G20서 한중 외교장관회담 성사 가능성…첫 시험대 될듯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여로 '가치외교' 방향성을 명확히 한 윤석열 정부에게는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또 다른 외교적 도전으로 떠올랐다. 조만간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한중 외교수장이 처음 대면할 것으로 보여 이번 만남이 성사된다면 한중관계가 순항할지를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지난달 29∼30일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가치'를 축으로 새롭게 형성되는 국제질서 속에서 서방 주도의 자유주의 진영에 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일 귀국길 기내 간담회에서 "어떤 국가든 규범에 입각한 질서를 존중하지 않고 함께 지켜야 할 가치와 규범에 반하는 행위를 했을 때는 우리가 다 함께 규탄하고 연대해 제재도 가하고…"라고 말한 것이 단적인 예다. 정부는 이런 입장이 어느 한 국가를 배제하거나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현재 미중 갈등의 근간이 '가치 대결'이라는 점에서 대중국 리스크가 커진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경쟁을 근본적으로 체제 경쟁 성격으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이 막강한 경제적 영향력으로 세계 곳곳에서 세를 넓히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과 기존 국제규범을 훼손하고 있기 때문에 동맹들과 힘을 합쳐 이를 저지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나토가 이번 회의에서 채택한 새 전략개념 문건에서 "중국의 명시적인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이 우리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한다"고 규정한 것은 이런 인식의 산물이라
왕이, 미얀마·인니·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 등 방문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3일부터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5개국을 잇달아 방문한다. 2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순방 기간 미얀마에서 란창강·메콩강 협력 외교장관회의(미얀마·라오스·태국·캄보디아·베트남 등 참가)를 주재하고 인도네시아0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다. 왕 부장은 각 방문국과 양자 외교장관 회담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왕 부장은 이어 중국으로 돌아와 광시좡족자치구 난닝에서 중국-베트남 양자협력 지도위원회 제14차 회의, 중국-캄보디아 정부간 조정위원회 제6차 회의를 각각 주재한다. 14일까지 이어지는 이들 일정을 통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10개국) 대부분 국가와 접촉하는 것이다. 왕 부장의 대 동남아 외교는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지난달 29∼30일 열린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도전'으로 규정하고,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을 참석시키며 아태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모색한 직후 이뤄진다. 중국으로선 앞마당격인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해 나토 등을 앞세운 미국의 대 중국 포위망 확장에 동남아 국가들이 동참하지 않도록 유도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23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를 열고 브릭스 회원국 확대를 추진키로 하는 등 우군 확충에 진력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윤석열 대통령의 스페인 마드리드 방문과 관련해 일본 미디어는 '세일즈 외교' 측면에 관심을 보였다. 아사히신문은 윤 대통령이 마드리드에서 "한미일 정상회담 등도 소화했지만 새롭게 엿보인 일면도 있었다. 그것은 '상인'의 얼굴이다. 특히 힘을 들여 판로를 넓힌 것은 무기와 원전이었다"며 이번 방문이 "상혼을 쏟아 넣은 첫 외유"였다고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윤 대통령이 호주, 네덜란드, 폴란드, 프랑스, 체코 등과 양자 회담을 열고 한국 제품 판매를 도모했다면서 한국의 방위산업 관련 수출액이 세계 10위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한국은 수출액 4분의 1을 중국이 차지하지만, 미·중 대립 격화 속에 시장 다각화를 요구받는 상황이라며 방산, 원전, 반도체, 전기자동차 수출 확대 시도에는 "경제 구조를 수정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아사히는 분석했다. 산케이신문은 윤 대통령의 마드리드 방문에 대해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생긴 무기 특수 등을 노리는 것과 동시에 경제 성장이 둔화한 중국 의존에서 탈각해 유럽 중시로 전환하려는 자세를 선명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