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박진과 어제 통화서 "친미파라 하는데 제가 보기엔 지중파" 덕담
박진 "IPEF 가입 긍정 검토…중국, 나름대로 우려 갖고 있어"
박진 외교부 장관은 미국의 역내 경제협력 구상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이후 방일을 계기로 출범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한국의 IPEF 참여가 기정사실인지 묻자 이같이 답했다.

박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의제로 논의될 가능성이 많다"며 "실제 IPEF의 출범은 한국 (방문) 다음에 일본에서, IPEF 관련된 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0∼22일 방한한 직후 22∼24일 방일할 예정이다.

방일 기간 IPEF 출범을 위한 협의 개시를 선언하는 행사가 있을 것으로 관측돼왔다.

박 장관은 IPEF에 대한 중국의 반응에 대해서는 "중국은 나름대로 지역 질서에서 IPEF에 대해서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전날 화상통화에서 그런 우려를 표명했느냐는 질문에는 공급망 관련 대화가 있었다며 "(왕 위원이) 표현을 딱 IPEF라 하지 않았고 '역내'라는 표현을 썼던 것 같다"고 답했다.

중국 측 보도에 따르면 왕 위원은 박 장관에게 양국이 "'디커플링'의 부정적 경향에 반대하고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을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한미 간에 IPEF를 비롯한 경제안보 공조가 강화되는 것을 견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관련 중국 측의 개괄적인 입장 설명이 있었으나, 구체 사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박 장관과 왕 위원의 전날 첫 화상통화가 "우호적이고 진지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박 장관이) 친근감을 표시하기 위해 중국어로 살짝 이야기를 했고 왕이 위원도 한국어를 하는 등 우호적 제스처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왕 위원은 "일각에서는 박진 장관을 친미파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에는 지중파"라고 덕담을 건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