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조 추가세수엔 "기재부에 세금 방망이 있나…분노 넘어 경악"
野 "국방예산 1조 삭감한 추경, 안보에 구멍…바로잡겠다"
더불어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국회의 본격 심사가 시작된 17일 정부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으며 대대적인 '칼질'을 예고했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안의 지출구조조정 항목을 보면 1조580억원의 국방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며 "가만히 있던 국방부 청사를 사방으로 이전시키더니 지출구조조정의 23%를 국방예산에서 빼다 쓰며 안보에 더 큰 구멍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경안의 취지와 달리 병사 급식비 인상이 들어간 것은 (장병 월급) 200만원 즉시 지급이 불가능한 것에 대한 '이대남 달래기'로 보인다"며 "군 급식비 예산은 올리고 국방 예산은 삭감하는 아이러니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이동주 의원은 "손실보상 예산을 54조원으로 한도액을 설정하고, 600만원 방역지원금을 손실보전금이라는 말장난으로 눙치려 한다"며 "배드뱅크는 백지화됐고 한국형 반값 임대료 프로젝트인 '임대료 나눔제'는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범하자마자 민생을 내팽개치는 윤석열 정부는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며 "추경 심사에서 중기업 기준 확대, 손실보상 하한액 상향 등에 추가 세수를 반드시 반영해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송기헌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MBC 라디오에서 "농어민에 대한 지원금이 빠진 부분이 아쉽고, 국방예산을 1조원 넘게 삭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지속해야 하는 서민 주택금융까지 손 대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53조원의 초과 세수에 관한 의구심도 거듭 표출했다.

송 부의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기재부가 자신들의 입장을 좀 더 살피기 위해 그런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며 "저희는 초과 세수에 대해 신뢰를 못 하겠다.

'가불 추경'일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이동주 의원도 "재정건전성 운운하더니 기획재정부에 '금 나와라 뚝딱' 두드리면 세금이 떨어지는 방망이가 있느냐"며 "세 차례 역대급 세수 추계 오차가 발생했는데 고의적인 것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차 추경 때 피해 지원을 더욱 두텁게 가능했을 수도 있다.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용서할 수 없는 행실에 분노를 넘어 경악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