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두고 '문재인의 진심' 다큐서 도보다리 회동 뒷얘기 전해
"대통령직 수행, 행복하다고 선뜻말하기 힘들어…노을처럼 살겠다"
문대통령 "김정은 굉장히 솔직하더라…북미 중재 진심 다했다"
"우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굉장히 솔직하더라."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을 사흘 앞둔 6일 청와대는 KTV가 제작한 영상백서 다큐멘터리 '문재인의 진심'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문 대통령은 지난 5년간의 남북관계, 외교관계, 복지정책 등에 대해 자신이 느낀 점을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문 대통령은 우선 2018년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1차 남북정상을 하던 도중 도보다리에서 회동했던 때를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처음에는 휴식을 하면서 5분 또는 길어야 10분 정도 가벼운 얘기를 나눌 생각이었는데, 얘기가 길어지면서 30분 넘게 이어진 것"이라며 "남북 두 정상이 통역도 없이 배석자도 없이 대화할 수 있는게 좋았다.

그 장소도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굉장히 솔직하더라. 자기들은 체제 안보만 보장되고 평화가 확보되면 핵을 내려놓을 수 있는데 그 진심을 어떻게 (미국이) 믿게 할 것인지에 대한 토로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1차 북미정상회담이 취소 직전 상황에 내몰렸을 때 남북정상이 즉흥적으로 만났던 2018년 5월 2차 남북정상회담 때의 일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이 친구 간에 휴대전화로 연락해 만나는 것처럼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게 기뻤다"고 했다.

이어 "그 때는 제가 (북미간) 중재 노력을 진심을 다해서 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이 '노딜'로 끝나긴 했지만 대화 공백이 길어지면 결국 대화의 동력이 떨어져 다시 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화 동력을 유지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대화동력 유지 노력'은 종전선언 제안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인터뷰 도중 '행복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지금은 그렇게 쉽게 답할 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많은 위기를 극복하면서 대한민국의 도약을 이끈 일을 생각하거나, 국민들로부터 지금도 받고 있는 과분한 사랑을 생각하면 행복하다"면서도 "하지만 대통령 직책을 수행하는 것이 행복한지 묻는다면 너무 힘들어서 선뜻 행복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에서 "지난 5년의 시간은 가치있는 축적의 시간이었다.

성취를 이룬 것이든, 부족했던 것이든 있는 그대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작을 마음으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같이 나이 들어가는 아내와 함께 원래 있었던 남쪽 시골(경남 양산)로 돌아가 노을처럼 잘 살아 보겠다"며 영상편지를 마무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