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출 공방 끝 민주 전원퇴장…서영교 "겸허한 자세 필요"
민주 "좌동훈 우상민"…이상민 "지금 처음 듣는다"
딸 입법보조원·체험활동 도마…국힘 "취업에 도움 없어" 엄호
이상민 청문회 심야 파행…민주 "尹깐부·아빠찬스" 맹폭(종합)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3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자료제출 문제를 두고 끝내 파행했다.

이 후보자의 자료 미제출에 대한 민주당의 항의가 밤까지 이어지면서다.

자녀 국적 관련 자료, 사인간 채무 내역, 이 후보자의 딸이 준전세로 사는 강남 아파트에 대한 '꼼수 증여' 의혹에 대해 민주당은 재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민주당 오영환 의원은 "채무관계 증빙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했고, 위원장도 지시했고, 추가 질의 때도 강하게 요청했다.

6시간이 지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어떻게 즉석에서 바로 찾겠나", "무리한 말씀을 하신다", "한 두 시간 만에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저도 이 자리에 앉아있지 않나.

점심·저녁 시간 저도 식사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결국 청문회는 정회했고, 이후 민주당 의원들은 항의의 표시로 전원 퇴장했다.

이날 밤 9시 48분께 추가 질의 순서를 이어가지 못한 채 파행된 것이다.

서영교 위원장은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

살아온 자세도 되돌아보셔야 했다"며 "마무리를 잘 지었어야 했는데 이 후보자의 몫이었다"고 질타했다.

이 후보자는 "오 의원님 말씀에 다소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 같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청문회가 계속 진행되면 겸허한 자세로 응할 생각이었다"고 했다.

이상민 청문회 심야 파행…민주 "尹깐부·아빠찬스" 맹폭(종합)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학연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후보자는 충암고·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윤 당선인의 고교·대학 후배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철 의원은 "윤석열 정부 인사를 쭉 보니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깐부 인사"라며 "당선인과 사석에서 어떻게 호칭하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사석에서 만난 적은 거의 없다.

고등학교 동문회에서는 '형님' 했다"고 하자, 김 의원은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는 것인가"라고 압박했다.

같은 당 양기대 의원은 윤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거론하며 "좌동훈 우상민이란 이야기도 있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윤 당선인이 대선 경선 후보로 나오면서 항간에 검찰은 한동훈·경찰은 이상민이 맡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며 "이 후보자와 윤 당선인의 관계가 보이지 않는 게(사적관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 후보자는 "지금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장관 지명할 때 윤 당선인이 뭐라 했느냐'는 질문에는 "(윤 당선인이) 전화를 해 행안부를 맡아서 잘 이끌어달라는 당부의 말이 있었다"고 이 후보자는 답했다.

이상민 청문회 심야 파행…민주 "尹깐부·아빠찬스" 맹폭(종합)
장녀의 '아빠찬스' 의혹에 대한 공세도 이어졌다.

민주당 임호선 의원은 이 후보자 딸의 국회 입법보조원 경력을 거론하며 "입법 보조원 활동이 향후 인턴이나 학업·취업 과정에서 서류 제출됐다면 허위 증명서 제출이라고 하는 위법에 해당한다"며 "아빠 찬스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딸을 입법보조원으로 채용한 국회의원과 이 후보자가 서울대·사볍연수원 동기였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제 딸은 대학 졸업 후에 일체 취업한 바가 없다"며 "저는 전혀 (아빠 찬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같은 당 한병도 의원은 이 후보자의 딸이 미국 고교 재학 시절인 2009년 학교에서 공식 운영하는 '학교 밖 체험 프로그램'으로 법무법인 율촌에서 2주 체험학습을 했던 점을 지적하며 "율촌에 고교생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당시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로 활동했다.

한 의원은 "미국 학교에서 아빠 회사나 지인 회사에 가서 체험활동을 권장한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딸이 '아빠 회사에 가서 변호사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아보면 안 되냐'고 해서 '와라 구경하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에 한 의원이 "후보자가 (체험 활동을) 제안한 것이냐'는 취지로 재차 묻자 이 후보자는 "예 그렇다"고 답했다.

이상민 청문회 심야 파행…민주 "尹깐부·아빠찬스" 맹폭(종합)
국민의힘은 주로 정책 질의에 집중하면서 '아빠 찬스' 의혹을 적극 엄호했다.

서범수 의원은 "자꾸 아빠 찬스라고 하는데 입법 보조원이나 학교 밖 체험 학습을 이용해 대학 진학이나 취업에 도움을 줬느냐 안 줬느냐 부분 아니냐. 그런 부분이 전혀 없다"고 말했고, 이 후보자는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호응했다.

같은 당 이명수 의원은 "아빠 찬스라고 한다면 적어도 아빠가 가진 권한과 지위를 이용해 다른 사람의 기회를 탈취해 부당한 이익을 얻었을 때"라고 말했다.

이외에는 지방소멸 위기 대응 방안, 자치경찰제, 용산 집무실 이전에 따른 경호·경비,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현 방안 등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이날 공포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후속 대책도 화두였다.

민주당 양기대 의원은 "검찰 정상화 방안을 실현하기 위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해야 한다"며 "중수청 설치하면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양 의원은 "경찰 조직을 총괄하는 행안부 장관 후보로서 중대범죄수사청에 대한 의견이 없고 내용을 잘 모른다니 깜짝 놀랐다"고 질타했다.

이 후보자는 "중수청과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잘 챙기지 못한 것은 제 부실이고 앞으론 잘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검수완박 법안에 반대하는 국민의힘과 주파수를 맞추기도 했다.

김도읍 의원이 "중수청이 출범하면 검찰의 직접 수사권은 폐지된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 다 살아날 구멍 빼면 어쩌란 말이냐"라고 따지자, 이 후보자는 "그 점에 대해서는 동의한다"고 답했다.

이상민 청문회 심야 파행…민주 "尹깐부·아빠찬스" 맹폭(종합)
이 후보자가 지난해 12월 윤 당선인의 테마주로 알려진 비상장 종목 '플레이투큐어' 1만주를 매입한 데 대한 지적도 나왔다.

임호선 의원은 "비상장 주식이 윤 당선인 테마주로 분류됐다.

상장되면 최소 10배 많게는 수십 배 차익을 누릴 수 있다.

매각할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직무수행에 지장을 주면 당연히 매각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또 2009년 5월∼2015년 8월 삼부토건으로부터 고문료로 매달 100만원씩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 "법무법인 율촌과 삼부토건 사이의 거래였을 것"이라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