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연합뉴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연합뉴스
선거운동 과정 중 '반려동물 지지 선언'으로 화제를 모았던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선 후보를 향해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 듯 수척해진 모습을 보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얼마나 힘들고 외로우셨을까"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고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진 주민과 자정을 넘겨 가며 개표 결과를 지켜봤다"며 "흥분과 긴장, 탄식과 한숨이 가득했다. 지금까지 이렇게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본 적이 없다던 주민들이었다"라고 적었다.

그는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추울 때일수록 출퇴근 인사를 더 많이 나와주셨고, 각자가 전략가가 되어 좋은 아이디어를 내어주기도 했다"며 "청년들은 가족처럼 지내며 늘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라고 선거운동 기간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 따뜻한 마음이 눈물이 나도록 고마웠다. 그래서 더 죄송하다"면서 "(이 후보에게) 힘이 되어드리고자 할 수 있는 모든 걸 한다고는 했는데, 자꾸 부족한 것들만 떠올라 죄송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현재의 길도 직시하면서 앞으로의 길을 만들겠다"라며 "지지해준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죄송함과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쳐
사진=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쳐
앞서 고 의원은 대선 선거운동 기간 반려동물이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고 홍보하면서 주목 받았다.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반려동물은 의사 표현을 한 적이 없는데, 그들의 지지를 받는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어쩌면 그 반려동물은 성남시에서 기르던 행복이의 운명을 안다면 '안티 이재명'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라고 지적했다.

행복이는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인 2014년 유기 동물 입양 홍보를 위해 성남시의 이름으로 입양했던 유기견의 이름이다. 그러나 이후 2018년 이 후보가 도지사에 당선되면서 행복이를 데리고 가지 않아 파양 논란이 일었다.

고 의원은 "처음 (이준석) 대표님에게 붙어 있던 참신함과 기대감이라는 꼬리표가 이제는 상대에 대한 조롱과 비아냥이라는 꼬리표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정정당당하게 각자의 방식으로 국민을 설득하면 된다. 저희는 더디더라도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총동원해 선거를 승리로 이끌 것"이라며 이 대표의 주장에 반박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 후보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47.83%(1614만7738표)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윤석열 당선인(48.56%, 1639만4815표)에게 패배했다. 두 사람의 표차는 24만7077표이며 득표율 차는 0.73%포인트에 불과했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이재명이 부족해 패배한 것이다. 우리 선대위, 당원, 지지자 여러분은 지지 않았다"라며 "여러분은 최선을 다했고, 또 성과를 냈지만, 이재명이 부족한 0.7%를 채우지 못해 진 것"이라며 대선 결과에 관한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