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불출마선언 후 사흘째 후속타 '실종'…우상호 "강요·확산 목적아냐"
찻잔속 태풍으로 끝나는 與인적쇄신…청년최고위원 "약속지켜야"(종합)
더불어민주당이 작심하고 띄운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이 좀처럼 당내 반향을 이끌지 못하면서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는 분위기다.

김종민 의원이 지난 23일 '586 용퇴론'을 거론하고 송영길 대표가 이틀 뒤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86 퇴진론의 불을 댕겼으나, 사흘째인 27일까지도 후속 주자는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86 용퇴론'을 중심으로 한 '정치교체론'은 대선 판세를 좌지우지할 설 연휴 민심을 앞두고 꺼낸 특단의 카드였던 만큼 당 지도부는 물론 이재명 대선후보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 후보 역시 송 대표의 불출마 선언 다음 날인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세대 대전환'을 역설하며 인적 쇄신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의 최측근인 한 의원은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 한쪽에서 중진들 간 그런 (퇴진) 논의가 다소 있었던 것 같은데 결국 흐지부지되는 것 같다"며 "이런 문제는 타이밍이 중요한데 사흘째 감감한 걸 보면 물 건너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학 청년 최고위원은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선배님! 말을 꺼내셨으면 실행하셔야죠!"라며 "이런 정치 물려주실 겁니까"라면서 비판하기도 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송 대표가 애초에 수십 명에 달하는 중진 그룹의 2선 후퇴 현실화는 어렵다고 보고 '홀로' 불출마 선언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우상호 의원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에게 "불출마 선언은 가장 대표적인 정치인의 자기 결단, 헌신의 의미가 있고 이걸 다른 의원들에게 강요나 확산하려는 목적이 아니다"라며 "실제 대선에 얼마나 효과적일지 정확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문제가 길어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86그룹 간판인 그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선에 나서면서 차기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최근 이를 재확인했다.

찻잔속 태풍으로 끝나는 與인적쇄신…청년최고위원 "약속지켜야"(종합)
그러나 우 의원이 이날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됐다는 점에서 일부 우려도 나온다.

이 후보가 '정치교체', '세대교체'를 띄우는 와중에 '86세대' 인사를 선대위의 선장으로 앉힌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이다.

박광온 선대위 공보단장은 우 의원의 임명이 '86 용퇴론'과 모순이 아니냐는 지적에 "그 질문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송영길 대표도 그만둬야 한다는 얘기냐"라며 "(우 의원이) 출마를 하지 않기로 했기에 훨씬 더 편안한 상황에서 정치 쇄신, 교체를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설훈 의원이 송 대표의 정치 쇄신 방안 중 하나인 종로 재보선 무공천 방침에 대해 "당내 논의 후 결정했었어야 한다"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내 세대교체·인적쇄신을 제외한 정치 개혁 과제는 한 걸음씩 내디뎠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이날 민주당의 주도로 무소속 윤미향·이상직 의원과 국민의힘 박덕흠·성일종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상정하고 심의에 착수했다.

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도 동일 지역구 4선 연임을 금지하고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불체포 특권을 제한하는 등 정치개혁 관련 7개 법안을 발의했다.

이용빈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후보가 말한 '정치교체'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잘못된 특권의식과 이전투구로 얼룩진 여의도 정치에 대해 반성하는 데서 출발한다"며 "국회의원은 잘못해도 넘어간다는 인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국민의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국회의 불공정'을 타파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