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설희씨 '오미크론 극복 연구' 유튜브 영상 공개로 安 지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측은 27일 대선 레이스의 주요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설 연휴에 '4자 TV토론'을 성사시키기 위해 양자 TV토론을 고수하는 국민의힘을 비판하며 '여론전'에 주력했다.

안 후보는 당초 '4자 TV토론' 기회를 활용해 지지율 반등 모멘텀을 만들려는 구상이었으나, 국민의힘이 양자 토론을 고수하면서 설 연휴 전 TV토론에 끼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安측, 4자 TV토론 압박 여론전…"尹 빼고 3자 토론이라도"…
이태규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국민의힘이 법원의 가처분 인용에도 양자 토론 입장을 고수하자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 결정을 따르지 않겠다는 오만함의 극치다.

설 밥상에서 안철수라는 '떡국'을 빼겠다는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이어 "법원 결정 취지를 받아들여 4자 토론을 즉각 열어야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만약 국민의힘이 4자 토론을 거부한다면, 선거방송 준칙에 따라 국민의힘 후보를 빼고 3자 토론을 진행하면 된다"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새해 들어 '마의 15%'를 넘기며 승승장구하던 지지율이 최근 10% 미만으로 떨어지며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 안 후보는 TV토론을 '반전 카드'로 여겨 왔다.

이에 안 후보는 일찌감치 현직 아나운서, 방송 출연 경력이 많고 정책적 내공이 있는 패널 등 7명으로 구성된 TV토론팀의 지원을 받으며 TV토론 준비에 매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TV토론을 통해 연금 개혁, 귀족노조 혁파 등에 소극적인 거대 양당 후보들과 차별화에 나서는 동시에, 양당 후보들이 표퓰리즘 공약을 남발하고 있는 점도 집중 부각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둔 상태다.
安측, 4자 TV토론 압박 여론전…"尹 빼고 3자 토론이라도"…
아울러 TV토론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선입견을 이번 기회에 해소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2017년 대선 때 TV토론에서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와 공방을 벌이던 중 "제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입니까", "제가 갑(甲)철수입니까"라고 발언했다가, 오히려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돼 지지율에 타격을 입었던 선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전략은 '비례대표 3석'에 불과한 국민의당이 원내 이슈에서 배제된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원내 1,2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달래기를 위해 사실상 의기투합해 사상 첫 '1월 추경' 편성에 나선 상태다.

민주당은 동일 지역구 4선 이상 금지, 국회 윤리특위 제명안 속전속결 처리, 귀책사유가 있는 재보궐선거 지역구 무공천 등 정치개혁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같은 양당의 이슈몰이 속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 3명에 불과한 국민의당으로선 '쓸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은 만큼, TV토론이나 가족 행보 강화 등 다른 방식의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인 셈이다.

안 후보의 외동딸 안설희 박사가 이날 자신의 오미크론 연구를 소개하는 8분짜리 영상을 브이로그 형식으로 촬영해 유튜브에서 공개한 것도 이같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UC 샌디에이고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하는 설희 씨는 코로나19 감염 경로를 연구하고 있으며, 제1공동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뉴욕타임스(NYT)에 실리며 큰 주목을 받았다.
安측, 4자 TV토론 압박 여론전…"尹 빼고 3자 토론이라도"…
한편, 안 후보는 최근 사회 각계 주요 인사들을 꾸준히 만나며 '외연 확장'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이날은 이용구 전 중앙대 총장, 김준용 국민노조 사무총장, 임상진 전 대통령 시민사회비서관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전날에는 외교, 국방, 경제, 교육, 의료, 문화 등 각 분야 교수와 전문가 50명이 안 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