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0·80주년에 김정은 정권출범 10년차…내부 다지기 박차
中교역재개·대사면·열병식…북, 김일성·김정일 생일맞이 한창

김일성 출생 110년, 김정일 출생 80년에 김정은 정권 공식 출범 10년까지 대형 기념일을 맞는 북한이 위축된 사회 분위기를 일신하고 주민 통합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5·10년 단위 '정주년'을 중시하는 북한은 세습 정권의 정통성과 공고함을 각인하려는 듯 민심을 달래고 대외적으로는 무력 행사에 나설 포석을 마련했다.

20일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전날 노동당 정치국 회의의 첫 번째 주제는 김일성·김정일 생일 이벤트 방안이었다.

통신은 "정치국은 수령님 탄생 110돌(4.15)과 장군님 탄생 80돌(2.16)을 조국청사에 길이 빛날 승리와 영광의 대축전으로 성대히 경축하기 위한 당과 국가기관들의 임무를 상세하게 포치(공지)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주요 정책 결정기구인 정치국 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논의한 것 자체가 북한이 이번 행사를 최대 정치 일정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선대 지도자의 정주년 생일 뿐 아니라 김정은 정권의 공식 출범 10년까지 겹쳐있어 정치적 의미는 더욱 크다.

김 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2011년 12월 최고사령관에 추대됐지만, 김정은 정권은 그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노동당 제1비서에 오른 2012년 4월 공식 출범했다.

정치국도 올해 김일성·김정일 생일 행사 준비와 관련, "우리 당과 국가의 존재 자체에 대하여서도 생각할수 없다"며 "(북한의 위상을)만천하에 과시하는 중요한 정치적 계기로 되도록 할 것"임을 밝혔다.

앞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 4일 "2022년은 당과 인민에게 있어서 특별히 중요하고 의의 깊은 해", "혁명적 대경사의 해" 등으로 표현하며 올해를 바라보는 북한 수뇌부의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국가 최대 행사로 기념하기 위해 정치적 선전 뿐 아니라 실제 민생고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조치를 취하는 중이다.

지난 16일부터 북중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해 긴급 의약품과 생필품 등을 반입한 것이 첫 번째 조치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2년 가까이 봉쇄했던 북중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하며 북한판 '위드 코로나'에 나선 조치를 취한 것이다.

북한은 코로나19 사태 이래 국경 봉쇄 일변도 정책을 유지하며 비상식적 수준의 강도 높은 방역을 이행했으나 지난 16일 첫 수송을 한 이후 지속해서 의약품과 생필품 등 사실상 '잔치 물자'를 실어나르는 중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정책이 2년간 이어지면서 버티기가 한계에 달했고, 최대 기념일을 앞두고 민심을 다독이고자 최소한 주민들이 배를 곯는 일은 없게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中교역재개·대사면·열병식…북, 김일성·김정일 생일맞이 한창

아울러 이날 발표된 '대사면'은 올해가 다대한 의미를 갖는 특별한 연도임을 알리는 실질적 조치다.

통신은 사면이 김일성·김정일 생일을 맞아 실시하는 것이라며 이달 30일부터 실행한다고 알렸다.

또 내각과 해당 기관에서 사면받은 사람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실무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대사면이 '나라앞에 죄를 지은 사람들도 재생의 길로 이끌어주는 조치'이자 '광폭정치', '일심단결'의 차원임을 강조했다.

이번 생일을 김정은 위원장의 애민을 부각하고 민심을 다독이며 내부 화합을 다지는 계기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대외 강경전략을 들고나오면서도 내부 체제 결속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中교역재개·대사면·열병식…북, 김일성·김정일 생일맞이 한창

'외부의 시선'을 이용해 주민들에게 김 위원장의 '영도력'과 북한 체제의 '우월성'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행사들도 마련했다.

북한은 김일성 생일을 기념하는 국제예술 행사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을 오는 4월 10∼20일 온라인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이 행사는 원래 2년마다 짝수 해에 열리는데 2020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됐으나, 올해는 이례적으로 온라인 개최를 기획했다.

또 친북단체의 집합체인 '백두산위인칭송국제축전' 조직위원회 협의회를 열어 2∼4월을 '국제경축기간'으로 설정하고 "세계적 판도의 경축 분위기"를 고조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이들 행사는 내부 결속 성격 뿐아니라 외국인들의 참여를 통해 대외에 북한의 국력과 체제를 선전하는 기회라고도 할 수 있다.

더욱이 이 기간 그동안 유예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제재에 맞서 3년 9개월간 유예했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할 수도 있다고 노골적으로 시사했다.

주요 기념일마다 다양한 형태로 군사력을 과시해온 북한인 만큼 '혁명적 대경사의 해'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인 두 생일에 어떻게든 무력을 뽐내려 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심야 등 여러 차례 열병식에 이어 현재 열병식 개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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