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장모인 최은순 씨가 23일 토지 매입 과정에서 통장 잔액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윤 후보는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상임선대위원장 사퇴와 거듭된 실언 논란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날 의정부지방법원은 사문서 위조와 위조사문서 행사,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혐의로 최씨에게 징역 1년형을 선고했다. 최씨는 2013년 경기 성남 도촌동에 있는 토지 매입 과정에서 은행에 347억원이 있는 것처럼 통장 잔액 증명서를 위조해 사용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최씨는 요양병원을 불법 개설하고 요양 급여를 부정 수급했다는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번 건은 부동산 관련 문제여서 윤 후보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 출마 당시부터 제기된 일명 ‘처가 리스크’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 씨도 최근 교수 임용 과정에서 허위 경력을 기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최근 선대위 지휘 체계에 불만을 품은 이 대표가 공동상임위원장을 비롯해 선대위 직함을 모두 내려놓으면서 윤 후보의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이 대표는 상임선대위원장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연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윤 후보 선대위와 날을 세우고 있다. 이 대표는 “선대위를 전면개편할 필요는 없다”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가 김종인 위원장에게 전권을 제대로 실어줬다면 (김 위원장이) 당장 선대위를 해체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 측근으로 알려진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선 “(그 사람은) 부산을 벗어나면 안 된다”고 직격했다.

잇단 말실수도 부담이다. 윤 후보는 지난 22일 호남 지방 일정 중 전북대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극빈한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무엇인지 모르고 자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발언해 구설에 올랐다. 간담회 직후 “그분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도와드려야 한다는 취지”라고 수습했지만 여권에서는 “역대급 망언”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윤 후보는 23일 전남 순천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남 선대위 발대식에서도 “정권을 교체해야 되고 더불어민주당에는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고 말해 논란을 낳았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