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측 김경협·尹측 김천식, 민화협 통일정책포럼서 토론

여야 대선후보 캠프에서 통일외교정책을 담당하는 인사들이 6일 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의 실효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측은 종전선언이 현재 중단된 비핵화 협상을 재개할 수 있는 중요한 모멘텀이 된다고 했지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측은 종전선언으로 비핵화 협상이 진전된다는 보장이 없고 국민적 합의도 뒷받침되지 않았다고 맞섰다.

여야 후보측, 종전선언 설전…"협상 마중물" vs "보장 못해"
김경협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외교통일정보위원장과 김천식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외교안보대북정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로 열린 '2021 통일정책포럼'에 토론자로 참석했다.

김경협 위원장은 "비핵화 협상이 더는 진척이 안 되고 있으니 '어떻게 하면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을까'를 생각할 때 (종전선언은) 중요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이 도발하고 무력 침공해올까를 걱정하지만 북한은 미국이 자신들을 공격해 리비아·이라크처럼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면서 "종전선언은 체제 안전보장 장치로서 전쟁을 확실히 끝내고 평화체제에 대한 본격적 논의를 시작하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천식 위원장은 "이제까지 북한이 해온 것으로 봐서는 비핵화 협상의 '입구'로서 종전선언을 해도 '출구'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그는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와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 2007년 10·4남북정상선언 등을 언급하면서 "정치적 선언에도 비핵화든 평화체제든 전혀 진전이 없었던 이유는 조건과 환경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의 정치적 선언에 '플러스 하나'를 한다고 무슨 효과가 있느냐. 보장이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종전선언이 주한미군 철수나 유엔군사령부 해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어도 문제고, 정치적 선언을 뛰어넘는 효과가 있어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종전선언을 두고 국론 분열이 일어나는 것은 (여권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기 때문"이라며 "마이동풍(격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 후보측, 종전선언 설전…"협상 마중물" vs "보장 못해"
그러자 김경협 위원장은 "비핵화에 대한 보장이 없기 때문에 한반도의 전쟁상태를 지속하고 유지해야 하느냐"면서 "이와 상관없이 남북 모두에 무력충돌과 긴장을 줄이는 종전선언과 평화체제의 논의는 이뤄져야 하고, 이런 과정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 명분을 저하함으로써 실제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종전선언을 하면 정전체제가 무너지느냐, 그렇지 않다"면서 "종전선언은 말 그대로 정치적 선언이고 본협정이 체결되기 전까지 정전협정 체제가 지속된다"고 주장하는 등 보수진영의 우려에 선을 그었다.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제재 완화의 우선순위를 놓고도 의견이 갈렸다.

김경협 위원장은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을 시 제재를 복원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하는 제재 완화를 동시적이고 단계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김천식 위원장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경제협력을 확대해야 한다"며 '선 비핵화·후 보상'을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