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권' 김종인과 '윤핵관' 충돌 시간문제" 내분 부채질

더불어민주당은 5일 '울산 담판'을 통해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원톱' 총괄선대위원장 합류를 끌어낸 국민의힘 윤석열 선대위를 향해 "일회용 반창고 선대위"라며 깎아내리기에 나섰다.

윤 후보에 대해서도 김 전 위원장으로 인해 조연으로 밀려났다며 리더십 문제도 거듭 공격했다.

그러나 당 내부적으로는 국민의힘이 진통 끝에 '여의도 차르',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합류를 확정, 원팀 선대위 진용을 완성한 데 대한 경계와 긴장의 분위기도 감지된다.

민주, 김종인 합류에 "일회용 반창고 선대위" 때리기 속 경계(종합)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반창고 땜방 선대위 출범을 앞둔 윤 후보는 오히려 리더십의 위기에 봉착했다"며 "윤 후보는 이준석 대표에게 선대위 전권을 주겠다고 호언했고 김 전 위원장도 (사실상) 전권을 준다는 조건으로 총괄 선대위원장에 인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권이 몇 개인지는 모르겠으나 윤 후보 자신은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봉합 과정에서부터 윤 후보는 조연이었고, 김 전 위원장에게 주도권을 뺏긴 모양새"라고 했다.

민주당 박광온 선대위 공보단장도 서면 브리핑에서 "전권을 쥔 김종인 전 위원장과 공을 탐하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과의 충돌은 시간문제"라며 "땜질 형 미봉 선대위가 원만히 가동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공보단장은 또 "윤 후보는 한 달간 구태의 결정판 3김 체제에 매달리고, 윤핵관에 휘둘리고,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에 끌려다녔다"라고도 했다.

민주당 선대위 최지은 대변인은 울산 담판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야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며 "윤핵관이란 뇌관을 제거하지 않고, 폭탄을 국민의 눈을 피해 임시방편으로 묻어둔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전용기 대변인은 SNS를 통해 "이준석 대표님, 후보를 또 병풍으로 두고 혼자 주인공 행세하면 후보가 또 삐진다"며 "조만간 윤 후보가 삐질 것 같은데 미리 부산행 티켓을 끊어 놓는 게 좋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고민정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 이 대표를 겨냥해 "당 대표는 후보의 부하가 아니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후보의 상왕도 아닐 터"라며 "낄 때 빠질 때를 모르는 것인가"라고 썼다.

민주당은 또한 유튜버들이 전날 이수정 선대위원장 사퇴 촉구 시위를 벌이자 국민의힘 서일준·유상범 의원이 나와 사과한 일도 언급하며 난맥상을 부각했다.

신현영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유튜버 '시둥이'로 알려진 이들이 전날 이 선대위원장의 사퇴 촉구 시위를 벌였고, 10분 만에 서 의원과 유 의원이 나와 사과했다"며 "이들(유튜버들)은 N번방 사건이 피해자 탓이라며 조롱하고 5·18 무장 폭동설을 주장한 악명 높은 혐오주의 유튜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에 동조하는 것인지, 무슨 말인지도 모른 채 사과부터 한 것인지 해명해 달라"며 "2030을 대변하겠다며 뒤에서는 반인권적 혐오주의 세력과 동맹을 모의하는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민주, 김종인 합류에 "일회용 반창고 선대위" 때리기 속 경계(종합)
당 내부적으로는 경계와 긴장의 분위기도 감지된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종인, 이준석을 잘 모르면서 당내에는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가 굉장히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 후보와 이른바 '비단 주머니'의 일환으로 전날 앞 뒷면에 노란색 글씨로 '사진 찍고 싶으면 말씀 주세요', '셀카 모드가 편합니다'라고 적힌 빨간색 후드티를 입고 부산에서 유세를 펼친 데 대해서도 "젊은 층이 딱 좋아하는 것"이라면서 "얼마나 아이디어가 있는 거냐"고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2012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대선 승리, 2016년 민주당의 총선 승리에 이어 올해 4월 국민의힘의 재보선 압승을 견인하며 존재감을 확인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