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부대 일원으로 파병…에티오피아 의료훈련센터도 추진
정부, 남수단 PKO에 의료지원팀 파견…평화유지장관회의서 공약
정부가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임무를 수행 중인 남수단에 의료지원팀을 파견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오는 7∼8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에서 PKO의 의료·방역 역량 강화를 위해 기여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유엔 남수단 임무단에 2013년부터 300명 규모의 공병 중심부대인 한빛부대를 파견한 상태다.

남수단 의료지원팀은 향후 유엔과 협의를 거쳐 한빛부대 일원으로 파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또 "앞으로 에티오피아 의료 훈련 센터에 의료 훈련 교관을 보내는 계획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 정부와 아프리카연합(AU)이 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훈련센터를 건립하며, 완공되면 의료인력 교육을 위한 군 의료진을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한국의 첨단 정보통신(IT) 기술을 유엔 각 임무단에 적용하는 '스마트 캠프' 모델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내년부터 한빛부대에서 시범사업으로 추진된다.

스마트 캠프는 IT 기술과 스마트시티 기술을 활용해 PKO 임무단 내 병력, 시설, 자원 등을 단일 네트워크로 연결·통합하는 작업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스마트 캠프 모델을 통해 유엔 미션이 안전하고 효율적, 친환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유엔의 헬기부대 증편 및 신규 창설을 지원하기 위해 아프리카 소재 임무단에 정찰 헬기도 공여한다.

이와 관련, 정부는 우리 군에서 퇴역 예정인 헬리콥터 10여 대를 순차적으로 제공하기로 하고 유엔과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 중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앞서 지난달 22일 평화유지 장관회의 준비위원회 5차 준비회의에서 헬기자산 공여 계획을 공개하며 "유엔 임무단의 임무 수행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밖에 정부는 사이버범죄 대응 등을 위해 현재 남수단에 파견된 경찰 요원을 기존 4명 규모에서 확대하고, PKO 여성 참여를 늘리기 위해 유엔 여군 교육 과정을 국내에서 개최한다.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는 PKO 분야 최대 규모이자 유일한 장관급 정례협의체로, 2015년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주도로 개최된 '평화유지 정상회의'가 시작점이 됐다.

이후 영국, 캐나다, 뉴욕 유엔본부 등에서 개최됐지만 아시아 국가가 주최하는 것은 최초다.

참가국들이 각자 PKO에 기여할 신규 공약을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정부도 개최국으로서 공약 준비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의료·기술 강국으로서 한국의 강점을 부각할 수 있는 공약을 발굴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유엔 가입 30주년을 맞은 한국은 1993년 소말리아 파병을 시작으로 그간 16개국에서 1만8천여 명이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PKO 10대 재정 공여국이자 30대 병력지원국 대열에 합류했으며, 올해 7월 기준으로 전 세계 5개 PKO 임무단에서 약 570명이 평화유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편 전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각국은 '기술과 의료 역량 강화'를 주 테마로 PKO와 관련 평화의 지속화, 파트너십·훈련·역량 강화, 민간인 보호 및 안전, 임무수행 능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결과문서로 의장 요약문과 함께 의료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춘 '서울 이니셔티브'가 발표된다.

또 유엔난민기구 특사로 활동 중인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영상으로 축사하는 방안을 협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