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9일 충청지역 방문을 시작으로 ‘대선 D-100일’ 행보에 들어갔다. 스스로 ‘충청의 아들’임을 내세워 과거 ‘대선 풍향계’ 역할을 해온 충청권 민심 얻기에 나섰다.

윤 후보는 29일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D-100일 첫 일정으로 2박3일간 충청지역에 가기로 했다”며 “중원인 충청에서 정권 교체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는 걸 시작으로 승리의 100일 대장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충청의 아들이고 충청은 제 고향이나 다름없다”며 “역사를 보면 충청은 늘 캐스팅보트를 쥔 지역이고 대선 승부처”라고 했다.

윤 후보는 고향이 서울이다. 하지만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고향이 충남 공주라는 점을 들어 ‘충청대망론’을 펴고 있다. 국민의힘 입당 직후에도 첫 지방 일정을 대전으로 선택하는 등 충청 지역에 공을 들여왔다.

윤 후보는 선대위 회의 직후 세종시 밀마루전망대를 시작으로 2박3일 충청지역 방문에 나섰다. 그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전경을 둘러본 뒤 “임기 5년간 법적·제도적 장치뿐 아니라 기반시설과 수도로서의 국격 차원에서도 문화·예술·교육계, 학계와 정부 인사들이 서로 만나 치열한 정책 토론을 벌일 수 있는 장까지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문제와 관련해선 “일단 청와대 제2 집무실을 (세종에) 이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도록 하겠다”며 “청와대 이전도 법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차기 정부를 맡으면 법률안을 제출하든지 국회에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대전으로 이동해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방문하고 대전지역 청년들과 토크 콘서트도 열었다. 30일엔 충북 청주, 다음달 1일엔 충남 천안·아산을 찾을 계획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견제도 본격화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지난 20일 충남 논산을 찾아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한 데 대해 “민주적 공당이 아니라 개인의, 사당의 길을 가겠다는 발상”이라며 “독재적 발상이다. 민주주의와 정당정치 발전을 위해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