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이순자, 전씨 책임 부인…"남편, 민주주의 아버지" 억지주장
자녀들은 탈세 의혹 등으로 구설…차남 재용씨는 신학대학원 진학
며느리 박상아, 지난 3월 극동방송 인터뷰서 "누가 봐도 죄인인 저희"
[전두환 사망] 유족들도 역사적 과오엔 '침묵'(종합2보)
23일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족은 부인인 이순자씨와 아들 재국·재용·재만씨, 딸 효선씨 등이 있다.

지난달 26일 먼저 세상을 떠난 '군사 쿠데타 동료' 노태우 전 대통령의 유족과 달리 이들은 전씨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 책임 등을 비롯한 역사적 과오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고수해 비난을 샀다.

부인 이씨는 2017년 3월 출간한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에서 "12·12, 5·17, 5·18에 대한 편집증적 오해와 정략적인 역사 왜곡 앞에서 나는 몇 번이고 전율했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5·18에 대해서는 "당시 수사책임자인 동시에 정보책임자였던 그분은 결코 발포 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발포 책임을 부인했다.

12·12에 대해서는 "최규하 대통령이 1980년 7월 말 광주사태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대통령직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남편에게 후임이 되어줄 것을 권유했다"며 정권 찬탈이 아니었다고 강변했다.

전씨의 5·18 관련 언급에 대해서도 "국회 청문회 등에서 사과한 것은 5·18 당시의 정보책임자로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는 의미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전씨가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죄 재판을 받으러 광주를 오갈 때에도 동행하면서 사과 요구 등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은 자리에서도 사과 요구에 답하지 않았다.

지난 2019년에는 한 유튜브 방송 인터뷰에서 "민주주의의 아버지가 누구냐. 저는 남편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 민주주의라는 게 뭐냐. 국민들이 원치 않으면 바꿀 수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억지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유가족은 전씨가 미납한 추징금과 관련해서도 끝까지 뻔뻔한 태도를 고수했다는 빈축을 샀다.

[전두환 사망] 유족들도 역사적 과오엔 '침묵'(종합2보)
지난 2013년 검찰이 미납 추징금 관련 비자금 수사를 벌이자 장남 재국씨는 일가족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미납 추징금을 자진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정부가 추징금 환수를 위해 연희동 자택을 공매에 넘기자 이에 반발, 소송전을 벌였다.

결국 대법원에서 자택 중 본채에 대해서는 공매에 넘길 수 없다는 결정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장남 재국씨는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드러나 국정감사에 불려 나와 사과하기도 했다.

차남 재용씨는 지난 2015년 양도소득세 포탈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40억원이 확정됐다.

하지만 벌금 중 38억6천만 원을 내지 않고 일당 400만원에 해당하는 '황제 노역'을 한 것이 드러나 비난을 샀다.

지난 2007년 이혼한 뒤 탤런트 박상아씨와 결혼해 주목받기도 한 재용씨는 최근 목회자의 길을 걷겠다며 신학대학원에 다닌다는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재용씨는 지난 3월 아내 박씨와 함께 극동방송에 출연해 노역장 유치 당시 찬송가를 들으면서 신앙생활을 하겠다는 뜻을 품었다고 밝혔다.

박씨는 처음에는 남편의 신학과정 공부를 반대하고 싸우기까지 했었다면서 "누가 봐도 죄인인 저희가 하나님을 믿는 것도 숨기고 싶은 부분인데 사역까지 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너무 가리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재용씨는 당시 치매를 앓던 아버지 전씨가 신학대학원 진학 소식에 기뻐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삼남인 재만씨는 전 동아원그룹 회장 이희상씨의 사위로, 미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에는 유흥업소 출신 여성이 4천만원대 시계를 국내로 밀반입하려다 적발되는 과정에서 재만씨에게 받은 것이라 주장해 시선을 끈 바 있다.

장녀 효선씨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과 1985년 결혼했다가 2005년 이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대통령 유족의 행보는 지난달 별세한 노 전 대통령의 유족과 대비되는 것이기도 하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는 부친을 대신해 여러 차례 5·18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2019년 8월 희생자들이 안치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와 사죄 표명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5월에는 부친 명의의 추모 화환을 헌화했다.

재헌 씨는 노 전 대통령의 사망 이후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달라"는 고인의 유언을 직접 전하기도 했다.

부인 김옥숙 여사는 퇴임 이후에도 재임 때처럼 조용히 노 전 대통령의 곁을 지키며 외부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