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국감 털고 영호남 횡단 광폭행보로 본선 가도 시동
與 진영내 상징성 큰 2곳 돌며 尹 견제·친노-친문 지지층 결집 포석
광주서 전두환 표지석 밟은 이재명…봉하서 "盧의 길 가겠다"(종합)

'대장동 국감'을 마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2일 영·호남을 횡단하며 본선 행보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으로 위기를 맞은 야권 유력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견제 수위를 한껏 높이는 동시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뒤를 잇는 민주세력의 정통성 있는 후계자라는 점을 부각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데 이어 오후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경선 종료 이튿날인 지난 11일 대전 현충원을 방문한 이후 대선후보로서는 사실상 첫 일정이다.

대장동 정국의 정면돌파를 위해 경기도지사 자격으로 국회 경기도 국정감사를 받음에 따라 미뤄진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후보는 5·18 민주묘지에서는 "광주는 제 사회적 어머니"라며 "당연히 가장 먼저 찾아와 인사드리고 앞으로 어떤 길을 갈지 다짐해야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봉하마을에서는 "5·18의 진상을 알고 나서 인생을 바꿨다면,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인권변호사와 정치 진출의 길을 열어주셨다"며 "그 길을 따라 끝까지 가겠다"고 했다.

약 50분간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뒤에는 권 여사가 "노 전 대통령을 가장 많이 닮은 후보"라고 말한 사실을 동석한 전재수 의원이 전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심장부인 광주에서 핵심 지지층의 결집에 나서는 동시에, 당의 핵심 지지세력인 친노·친문계와의 화학적 결합을 한층 강화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윤 전 총장의 역사의식 부족을 겨냥해서는 강한 질타를 쏟아냈다.

이 후보는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두환 씨는 내란범죄의 수괴이고 집단학살범"이라며 "(윤 전 총장은) 민중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혜택만 누리던 분이라 전두환이라는 이름이 갖는 엄혹함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윤 전 총장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한 것을 겨냥해 "살인강도도 살인강도를 했다는 사실만 빼면 좋은 사람일 수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또 "전두환 그 분이 오래 사셔서 법률을 바꿔서라도 처벌받게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광주서 전두환 표지석 밟은 이재명…봉하서 "盧의 길 가겠다"(종합)

또 묘역을 참배하던 중 바닥의 '전두환 표지석'을 밟으면서 "윤 후보님은 존경하는 분이라 밟기 어려우셨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표지석은 1982년 전 전 대통령이 담양을 방문해 세운 민박 기념비를 세운 것을 부순 뒤 묘역으로 가져와 참배객들이 밟을 수 있도록 바닥에 설치해 놓은 것이다.

2 묘역의 이한열 열사 묘 앞에서 헌화하고 묵념할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살다 보면 안중근 열사로 착각하고 그러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과거 윤 전 총장이 부산 민주공원 행사에서 이한열 열사 사진을 두고 "이건 부마(항쟁)인가요"라고 말했다는 논란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윤 전 총장이 SNS에 반려견에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린 것을 겨냥해 "전두환 씨를 찬양하고도 반성은커녕 2차 가해를 남발 중"이라며 "한국판 '홀로코스트 부정 처벌법'이 필요하다"고 비난했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봉하마을로 이동하는 도중에는 섬진강 휴게소에 들러 시민들과 '셀카'를 찍는 등 친근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일정을 시작으로 본선을 향한 발걸음에 한층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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