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心 업은 尹 젊은층 공략 '과제' vs 2030 잡은 洪 등돌린 여성 '고민'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본선 경선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윤석열·홍준표·유승민·원희룡 등 4명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방송 토론회에서 대선 공약과 비전 등을 내세우면서 치열한 공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 간 장단점과 지지층이 명확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고 경쟁 후보의 약점을 공략하기 위해 각 캠프가 선거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도 관심이다.

공약 경쟁 본격화할 듯

국민의힘 관계자는 10일 “이제 4파전으로 압축된 만큼 토론회에서는 후보 간 치열한 공약 검증이 펼쳐질 것”이라며 “네거티브만으로는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본경선 진출자 4명은 총 10번의 토론회에 참석한다.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분야가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각 후보는 토론회에 앞서 이미 제시한 부동산 정책을 갈고닦는 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윤 후보는 청년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85㎡ 이하 주택을 건설 원가로 공급하는 내용의 ‘원가주택’ 공약을 발표했다. 전국적으로 250만 가구의 주택 공급 대책도 내놨다. 홍 후보는 택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방식을 통해 기존 아파트의 4분의 1 값 수준인 ‘쿼터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유 후보는 수도권에 민간 주택 100만 가구와 공공 임대 50만 가구 공급을 핵심으로 하는 ‘희망사다리 주택’을, 원 후보는 9억원 이하의 생애 첫 주택에 대해 정부와 개인이 공동으로 아파트를 소유하는 ‘반값 아파트’ 공약을 발표했다. 대부분 후보가 정부 재정 지원을 가정하고 있고, 공급 물량도 대규모여서 실현 가능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노동 정책은 후보별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홍 후보는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발동해서라도 강성 귀족노조를 해체하겠다는 강경책을 내놨다. 윤 후보와 유 후보는 대타협에 중점을 둔 합리적 노사 관계 수립에 방점을 찍었다. 원 후보는 사회안전망 구축 이후 노동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단계론을 주장하고 있다.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서는 모두 한·미 동맹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핵 억제 정책에 대해 홍 후보와 유 후보는 핵 공유와 전술핵 재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원 후보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 윤 후보는 한·미 동맹을 통한 핵 확장 억제가 실패했을 때 핵 공유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기본소득 등 보편 복지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 뜻을 밝히고 있다. 홍 후보는 서민 복지에 초점을 맞춘 선별 복지를, 유 후보는 ‘중부담·중복지’를 강조하면서 부자에게 세금을 거둬 서민을 지원하는 ‘공정 소득’ 정책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아직 구체적인 복지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4강, 후보별 강약점 뚜렷

후보별로 지지층이 크게 엇갈리면서 강점과 약점도 뚜렷하게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캠프는 지지세 확장을 위한 맞춤형 선거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윤 후보는 현재 국민의힘 당원들에게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도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 등 텃밭에서 탄탄한 지지세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차기 대선의 변수로 떠오른 2030 등 젊은 층으로부터는 한 자릿수 지지를 얻는 데 그치는 등 부진하다는 평가다. 최근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만회에 나섰지만, 손바닥에 ‘왕(王)’자를 써놓고 토론회에 참석한 것이나 ‘위장 당원’ 발언 논란으로 인해 젊은 층의 이탈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캠프에서는 철저한 메시지 관리를 통해 젊은 층에서 후보의 호감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홍 후보는 20대와 30대의 젊은 연령층과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인 호남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추세다. 홍 후보 측은 중도 확장성이 크다는 점을 내세워 본선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과거 ‘막말 발언’ 등으로 인해 여성층의 지지는 미미한 편이다. 홍 후보 측은 지난 1일 흉악·상습 성범죄자에 대한 ‘화학적 거세’ 집행 강화 등을 앞세운 여성 공약을 발표하면서 여성 표심 챙기기에 나섰다. 하지만 같은 날 발표한 여성가족부 통합, 여성 할당제 점진적 폐지 등은 오히려 여성 표 이탈을 불러일으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 후보와 원 후보는 중도 성향에 가까운 합리적 보수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정책과 비전, 토론 등에 강점이 있어 앞으로 지지율 상승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유 후보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성 등으로 인해 멀어진 당심이 약점으로 꼽히고, 원 후보는 2014년 이후 제주지사로 있으면서 인지도가 높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