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사무소·군통신선 9시 정상통화…북 "중대과제 해결위해 노력해야 할 것"
북, 단절 55일만에 연락채널 응답…정부 "관계복원 토대 마련"(종합2보)
북한이 4일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며 일방적으로 단절했던 남북통신연락선을 다시 복원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시통화가 이뤄지면서 남북통신연락선이 복원됐다"고 알렸다.

군 관계자 역시 같은 시각에 동·서해지구 군통신선을 통해 남북 간 정상적으로 통화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및 군 통신선을 통해 남측의 통화 시도에 응답한 건 55일 만이다.

북한은 지난 7월 27일 13개월 만에 남북통신연락선을 전격 복원했지만,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이 시작된 지난 8월 10일 오후부터 다시 남측의 통화 시도에 응답하지 않아 왔다.

이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남측 연락대표는 북측과의 통화에서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복원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남북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화는 오전 9시 1분부터 2분간 진행됐다.

남북은 관행대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해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에 정기적으로 통화하지만, 사안이 생기면 수시로도 통화하기로 했다.

군 통신선을 통한 이날 통화에서는 남북이 서로 통화 음질 상태를 확인했으며, 특히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선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불법조업 어선 정보를 교환하기도 했다.

다만, 북한은 남측 해군 경비함이 국제상선공통망을 통해 시도한 통신에는 응답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앞으로 남북 함정 간 시험통신도 지속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는 남북통신연락선이 연결됨으로써 한반도 정세 안정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남북 간 통신연락선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조속히 대화를 재개해 남북합의 이행 등 남북관계 회복 문제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실질적 논의를 시작하고, 이를 진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군 통신선은 남북 군사당국 간 소통을 위한 기본 수단으로 필요시 다양한 전통문 교환을 통해 우발적인 충돌 방지 등에 기여해왔다"며 "이번 남북 군 통신선 복구 조치가 앞으로 한반도의 실질적 군사적 긴장 완화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일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남북 간 대화채널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지난 7월 말 북측에 공식 제안한 비대면 영상회의 시스템 구축 문제부터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연락선 복원을 예고하며 "남조선 당국은 북남통신연락선의 재가동 의미를 깊이 새기고 북남관계를 수습하며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나가는 데 선결돼야 할 중대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대과제'란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이 반복적으로 강조한 대북 적대시정책 및 '이중 기준' 철회 등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자신들의 탄도미사일 발사만 도발로 규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종전선언을 공개 제안하자 북한도 김여정 부부장 등이 나서 유화적 메시지를 내기 시작한 데 이어, 김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10월 초 연락선 복원'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