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표 이동하며 강성지지층 쏠림 '몰표'…결선 직행 눈앞
최종 득표율 주목
대장동에 지지층 뭉쳤다…이재명, '文의 57%' 넘어설까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3일 '2차 슈퍼위크'에서 60% 가까운 압승을 거두며 사실상 본선 직행 티켓을 예약했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시 추진된 대장동 개발사업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확산하고 한때 측근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 위기에 놓이는 등 위기 국면이 조성되자 오히려 지지층이 더 결집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선관위가 이날 오후 발표한 '2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지사는 58.1%(17만2천237표)를 얻어 이낙연 전 대표(33.4%·9만9천140표)의 추격세를 단단히 돌려세우고 이른바 대세론에 쐐기를 박았다.

58.1%는 1차 슈퍼위크(51%)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지난달 4일 순회경선이 시작된 이후 이 지사가 받은 최고의 득표율이다.

이 지사 캠프에서도 55% 내외의 득표를 기대했는데 이를 상회한 것이다.

2차 선거인단 개표에 앞서 발표된 인천 경선에서도 53.8%를 기록하면서 압승했다.

이 지사는 이날 대승으로 누적 득표율을 54.9%로 끌어올렸다.

누적 득표수는 54만5천표로, 이 전 대표(34만1천표)와의 격차는 20만표 이상으로 벌어졌다.

이에 따라 마지막 순회 경선이 진행되는 경기(9일)와 서울 및 3차 슈퍼위크(10일)에서 이 지사가 결선 투표 없이 바로 후보로 확정될 것이란 전망이 현재로선 지배적이다.

이 지사가 30만명 정도가 참여한 2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60%에 육박하는 대승을 거둔 것은 대장동 개발 의혹을 앞세운 야권의 대대적 공세에 위기의식을 느낀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는 본선 경쟁력과 대안 부재론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본선에서 어느 야권 후보와 붙어도 이기는 후보는 이 지사밖에 없다는 지지자들의 판단에 따라 이 지사 보호 심리가 작동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캠프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캠프가 예상한 최대치보다 2~3%포인트 더 득표했는데 이는 야권의 공격과 윤석열 잔당 검찰의 정치적 수사 가능성에 불안감을 느낀 지지자들이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지사도 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오히려 이 대장동 사태가 제 청렴함과 국민을 위한 정치를 증명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투표율이 올라가지 않았을까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반대로 도덕성을 앞세운 이낙연 전 대표의 '불안한 후보론' 공격은 이번 경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낙연 캠프에서 '백약이 무효'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분위기를 뒤집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대장동에 지지층 뭉쳤다…이재명, '文의 57%' 넘어설까
1차 슈퍼위크에서 11.6%의 득표율을 기록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차에서는 5.8%에 그친 것도 소위 강성 지지층의 표심이 대거 이 지사에게 쏠린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추 전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아무래도 국민의힘 게이트에 대한 방어적인 표가 1위 후보에게 모였지 않나 생각된다"면서 "마음은 추미애인데 어쩔 수 없이 1위에 표를 던졌다면서 미안하다는 문자가 제게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는 기세를 몰아 9일 '안방'에서 치르는 경기 경선에서도 압도적 몰표를 호소할 방침이다.

득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대세론을 증명, '원팀 경선'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대선 경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는 57%의 누적 득표율로, 결선투표 없이 본선으로 향했다.

관건은 이 지사가 문 대통령의 당시 득표율을 넘어서냐다.

압도적 득표율을 얻을 수록 포스트 경선 국면에서 당내 원심력 이탈도 방지할 수 있어서다.

다만 이를 위해선 남은 선거인단 60만명 가운데 약 60% 득표율을 기록해야 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 지사가 과반 득표로 결선 없이 경선을 끝낼지와 어느 정도의 최종 득표율을 기록할지는 대장동 의혹이 마지막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남은 표가 60만표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이 전 대표의 마지막 뒤집기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