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특검 공조…대장동 의혹 대선정국 블랙홀 되나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둘러싼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이 정국의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야권이 특검·국정조사 요구 공조에 나서고, 여당은 명시적인 반대 입장을 표시하면서 여야 대치전선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내달 1일 시작하는 국정감사 역시 '대장동 국감'으로 흘러갈 조짐을 보이고 있어 대선의 길목에서 여야간 주도권 경쟁도 격화할 전망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23일 국회에 대장동 의혹 특검법안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지사도 철저히 수사하라고 이야기했고 단 1원이라도 받았으면 공직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한 만큼 캠프와 민주당이 동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네거티브 전략으로 불필요한 논란을 키우는 데 유감"이라며 "불필요한 특검·국조 요구에 응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野, 특검 공조…대장동 의혹 대선정국 블랙홀 되나
민주당은 이미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데다 검찰에도 관련 고발사건이 접수된 만큼, 야당의 특검 요구는 '진흙탕'을 만들겠다는 정략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경선에서도 주요 이슈로 다뤄지는 만큼 지도부에서는 일단 거리를 두고 상황을 지켜보는 모습이다.

다만 당내에서도 의혹 내용이 석연치 않다는 의견이 일부 나오는 데다, 국감을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어 고민이다.

경선 추격자들은 이 지사의 '정책 실패'라는 점을 부각하며 당 안팎에 이중의 전선을 만들고 있다.

이날도 이낙연 전 대표가 대장동 사업을 두고 "공정하지 않고 정의롭지 않다"고 비판했고, 박용진 의원도 "불로소득을 차단한다던 정책이 거꾸로 어마어마한 이익을 가져가는 결과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경찰과 검찰은 여당에 장악됐다며 특검과 국정조사 당위론을 부각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경찰 수사는 지지부진하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검찰은 노골적으로 친문 검찰을 표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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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반 의석의 민주당이 거부하면 특검과 국조 모두 현실적으로 통과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국민의당에 이어 정의당을 공조의 틀로 끌어들이기 위해 여론전에 박차를 가할 태세다.

민주당 내에서 이 전 대표 측 등의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읽힌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측은 특검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고, 정의당도 대장동 의혹에 해명과 사과가 필요하다고 날을 세우면서도 국민의힘의 특검·국조 주장에는 동조하지 않고 있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는 이날 상무위 회의에서 "경찰 수사는 되고 특검은 안 된다는 주장을 과연 국민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겠느냐"면서도 "정치공방이 아니라 국회의 책임 있는 국정감사에서 다룰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