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편법증여 의혹으로 탈당 요구를 받은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16일 이준석 대표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탈당을 거부하고 당적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부동산 의혹에 엄중대응하겠다는 당 기조와는 모순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희숙에 묻어가는 野…'탈당 거부' 이철규에 표창장 논란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원 배가 우수 시·도당 및 당원협의회 당대표 표창장 수여식'에서 표창 수여 명단에 포함됐다.

17개 시·도당 별로 당원을 가장 많이 늘린 당협에게 표창장을 주는데 강원에서는 이 의원의 지역구인 동해·태백·삼척·정선이 선정된 것이다.

이 대표는 격려사에서 "대선 경선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당원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오늘 표창받은 당협이 다음에 또 표창을 받으면 제가 '더더블'로 포상을 드리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대다수 당협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 의원은 대리인을 통해 표창장을 받았다.

윤희숙에 묻어가는 野…'탈당 거부' 이철규에 표창장 논란
앞서 이 의원은 딸이 전세를 끼고 16억원 정도인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수억 원에 달하는 빚을 제3자에게 진 것이 문제가 됐다.

아들이 전세 자금을 마련하면서 가족이 아닌 제3자에게 5억9천만원을 빌린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탈당요구를 받지 않았던 윤희숙 전 의원은 의원직을 사직하고 국회를 떠난 가운데 당 지도부가 '버티기'에 들어간 의원들에 대한 조치는 미룬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익위 조사가 나온지 3주가 넘었지만, 탈당을 요구받은 국민의힘 의원 5명 중 자발적으로 탈당계를 제출한 의원은 현재까지 1명도 없다.

이들을 정식 징계하기 위한 윤리위원회 구성도 미루고 있다.

비례대표인 한무경 의원에 대한 제명안도 처리되지 않고 있다.

전날까지 의원총회를 긴급 현안 보고 형식으로 수차례 대체해 '꼼수' 논란도 빚어지고 있다.

당 관계자는 "탈당 요구라는 조치를 당 지도부가 스스로 희화화하고 있다.

시간이 좀 지났다고 국민이 잊어버린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윤 의원의 헌신을 본받기는커녕 그 뒤에 숨어버린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당협위원장이 아닌 당협에 표창하는 것"이라며 "이 의원은 일정 때문에 못 왔다"라고 밝혔다.

윤리위 구성 지연에 대해서는 "위원장을 선임하면 된다.

원래 위원장을 하기로 했던 분이 안 한다고 그래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