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 "필사즉생"…'경선판 영향 제한적' 평가
'지지율 답보' 崔, 극약처방…'나홀로 선거전' 승부수 먹힐까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차 예비경선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14일 밤 대선캠프 전면 해체 선언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놓으며 지지율 답보 타개에 나섰다.

감사원장 퇴임 직후만 해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항마로 꼽혔으나 이제는 4강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돌자 이런 결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기존의 여의도 문법으로 치르는 선거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게 주변의 시각이다.

양심과 탈이념을 토대로 한 따뜻한 보수를 강점으로 내세웠는데 지금까지 이 같은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 전 원장은 경선 국면에서 상대를 비방하고 네거티브가 과열되는 분위기에
적잖은 회의를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에는 대선 캠프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 '배신'이라는 표현을 넣어 논평을 냈다가 유 전 의원이 반발하자 직접 사과하며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여기에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캠프 실무자가 이탈하는 등 악재가 이어진 것도 캠프 해체를 재촉한 것으로 보인다.

최 전 원장 측 관계자는 15일 통화에서 "최 전 원장만의 차별화한 면모를 찾기 위한 결심으로 해석하면 된다"며 "직접 국민과 접촉하고 대화하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엄중한 시기에 큰 결단을 하는 데 두려움도 있지만, 필사즉생의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라가 제대로 바뀌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의견과 제안도 받는다"면서 이메일 주소도 함께 올렸다.

최 전 원장은 당분간 공보나 수행 등 최소한의 실무 인력과 함께 경선을 이어갈 전망이다.

지지를 선언했던 의원들은 외곽에서 필요한 조언 등을 건네며 힘을 보탤 것이라는 게 최 전 원장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 전 원장의 이번 결심이 국민의힘 경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조직을 갖추고도 치르기가 쉽지 않은 대선에서 사실상 '단기필마'로 나서서는 승산이 작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이나 홍준표 의원에 비해 세 확산이 더딘 상황에서 캠프가 없다는 것은 '나는 세력으로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명분이 될 수는 있지만, 경선에는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