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선 과열과 대비 시도…유력주자들 빠져 빛바래
"부정 물 아닌지 보자" 尹 '부정식품 발언' 시민 조롱도
"건강 조심하세요" 쪽방촌 배달부로 나선 국힘 대권주자들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이 4일 쪽방촌 배달부로 변신해 구슬땀을 흘렸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는 김태호 안상수 원희룡 윤희숙 장기표 장성민 하태경 황교안 후보(가나다순) 등 8명의 주자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서 주민들에게 즉석 삼계탕 제품과 생수를 배달하는 봉사활동을 했다.

최재형 후보는 이날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어 부인 이소연 씨가 대신 나섰다.

주자들은 초록색 자원봉사 조끼를 착용하고 조를 나눠 쪽방촌 곳곳을 누볐다.

음식이나 물을 전달하면서 주민들에게 "건강 조심하이소"(김태호), "더위 시원하게 보내세요"(윤희숙), "더위에 건강하십쇼"(하태경) 등의 인사를 건넸다.

원희룡 후보는 쪽방촌 주민에게 월세는 얼마인지, 더위를 피해 있을 곳은 있는지, 생계급여를 수급하고 있는지 등 구체적인 어려움을 묻기도 했다.

뜻하지 않은 방문을 받은 주민 상당수가 무덤덤한 표정이었지만 "고맙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날 동자동의 낮 기온은 최고 31도 이상으로 올라 현장에 나온 주자들의 상의는 금세 땀으로 젖어 들었다.

"건강 조심하세요" 쪽방촌 배달부로 나선 국힘 대권주자들
이날 주자들은 힘을 합쳐 500㎖ 생수 2천병과 삼계탕 1천팩 배달을 완료했다.

주자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나선 이준석 대표는 "봉사활동으로 경선 일정을 사실상 시작하게 됐다"며 "우리 경선은 민주당의 이전투구 양상과 다르게, 같이 땀 흘린 후보자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결론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봉사활동 현장에는 "맹물 말고 공공주택"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주자들의 부동산 정책에 항의하는 시민도 있었다.

지나가던 한 시민은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정 식품' 발언 논란을 겨냥, "부정 물이 아닌지 보자, 없는 사람들은 다 썩어가는 것 먹으라고 했는데"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날 봉사활동은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대선 경선 흥행을 위해 준비한 첫 대외 행사였다.

주자들의 단합을 유도하고, 소외 계층에게 직접 다가서는 정당의 이미지도 챙기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지지율 선두권의 주요 주자들이 빠져 행사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날 유승민, 윤석열, 홍준표 후보는 개별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박진 의원은 행사에 참석하기 직전에 지인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을 듣고 선별검사를 위해 불참했다.

하태경 후보는 행사에 참석한 이후 페이스북에 "불참 후보들 유감이다.

이래서 원팀 경선 되겠나"라며 "불참 후보들은 힘들게 행사 준비한 당 관계자에게 사과하고, 국민에게도 사유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