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백석산서 발굴 5년만에 유가족 유전자 시료로 신원확인
스물한 살에 6·25참전 故박부근 이등상사, 70년만에 가족품으로
스물한 살 나이에 6·25 전쟁에 참전했던 국군 용사가 약 70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간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2016년 10월 7일 강원도 양구 백석산에서 발굴된 전사자의 신원이 고(故) 박부근 이등상사로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박 이등상사는 1929년 8월 21일 경북 구미시 산동면 백현리에서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으며, 집안 생계를 이끌다 21세가 되던 해인 1950년 참전했다.

참전 후 백석산-어은산 전투(1951년 9월 30일∼10월 28일) 중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백석산 지역은 동부전선의 주요 요충지로써 이를 탈환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격전지 중 한 곳이다.

고인의 유해는 5년 전 수습됐으며, 당시 플라스틱 숟가락과 M1·칼빈 탄피·탄클립 등 23점의 유품도 함께 발견됐다.

고인의 신원 확인은 형제 중 유일한 생존자인 여동생 박귀선(81) 씨 요청으로 국유단 탐문관의 자택 방문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유가족과 전사자 유해 유전자 비교 검사를 진행한 결과 가족관계가 확인됐다.

동생 귀선 씨는 "오빠의 전사 소식을 접하고 가족들 모두 안타까움과 슬픔에 긴 세월을 보냈고, 내 살아생전에 오빠를 찾아 현충원에 보내드렸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했는데 이번에 그 바람이 이루어져 너무도 감사하다"고 소회를 전했다.

국유단은 유가족과 협의해 이달 말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거행한다.

고인은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한편, 정부가 2000년 4월 유해 발굴을 시작한 이후 이날까지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총 166명이며, 이 가운데 9명은 올해 확인됐다.

유해 소재 제보나 유가족 유전자 시료 채취 참여 문의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대표전화(☎1577-5625)로 하면 된다.

유전자 시료 제공으로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확인될 경우 소정의 심사를 통해 최대 1천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