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내 기류도 '전폭 지지'서 '관망세'로 싸늘
네거티브 대응 미흡·언론 구태 지적도
지지율 꺾이나?…기세등등하던 尹 캠프 '초비상'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성'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들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통틀어 선두를 질주해왔지만 최근 대형 악재가 잇따라 터지는 가운데 13일에는 더불어민주당 2위인 이낙연 전 대표에게도 밀린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지난 10∼11일 성인 남녀 1천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양자 대결에서 윤 전 총장은 41.2%로 이 전 대표(43.7%)에게 뒤졌다.

이 전 대표에게 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해당 여론조사업체가 친여 성향"이라며 신빙성에 의구심을 던지기도 했지만, 캠프 관계자들은 지지율 추이가 꺾인 데 대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캠프 내부에서는 "이대로 가선 안 된다"며 캠페인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을 '구세주'처럼 대했던 국민의힘 인사들의 시선도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불과 보름 전 윤 전 총장의 정치 참여 선언에 스무 명 넘는 의원이 달려갔던 때와는 사뭇 달라진 공기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윤석열 대세론'을 얘기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이분이 자칫 삐끗할 경우 당이 입을 내상도 크기 때문에 대다수 의원이 관망세"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의원은 민심 청취를 위한 '윤석열이 듣습니다' 일정을 두고 "팬데믹 상황에서 딱히 민심 몰이 행보를 하기 어렵지 않나"라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지지율 흐름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복합적인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논란 이후 연달아 불거진 '처가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이 꼽힌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통화에서 "연타로 악재가 터지는데, '법 앞에 예외 없다'는 식의 원론적 답변으로는 역부족"이라며 "SNS부터 세심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측이 '예고된 악재'에 손을 놓다시피 해 지지율이 '정해진 경로'로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당 정치와 거리를 둔 채 "정처 없이 민생 현장을 찾고, 맥락 없이 정치권 인사들과 만나는 모습이 불안해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지율 하락 조짐이 도처에서 발견되고 있다"며 "밖에서 계속 혼자 돌아다니면서 안정감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특수부 검사를 연상케 하는 일방적 대언론 소통법도 문제로 거론된다.

정치인으로서 여러 일정을 비공개로 진행한 후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유력 언론에 선택적으로 흘리는 등 언론을 관리대상으로 보는 검찰식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아직도 "서초동(검찰)과 여의도(국회)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정치판의 우스갯소리도 같은 지점이다.

지난주 윤 전 총장을 만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이 '옛날 보수'와 선을 긋는 데 애를 먹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