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대녀 불안 더 고민해야…나는 '돌싱', 젊은 여성 겁내는 건 경험"

'나는 임차인입니다' 5분 연설로 스타덤에 오른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최근 이재명 경기지사의 저격수로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윤 의원은 1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도 "기본소득을 자신의 브랜드로 세일즈해 왔는데 전문가들이 안 하는 게 좋다고 해서 또 안 한다고 한다.

상황에 맞춰 표변하는 것은 정치가로서 치명적"이라고 이 지사를 비판했다.

초선의 대선주자로서 참신함과 진정성을 무기로 기성 정치인과는 차별화된 '돌고래'가 되겠다는 의지를 굳게 보였다.

다음은 윤 의원과의 일문일답.
[일문일답] 윤희숙 "이재명, 철학·품격 없다…참신한 돌고래될 것"
-- 서울시장, 당대표 선거에는 나오지 않다가 대선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 서울시장이나 당 대표 선거는 나한테 없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대선은 다른 것 같다.

다음 5년을 결정하는 각종 생각의 경연이 펼쳐져야 하는데 그 방향을 뚜렷하게 제시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권력을 유지하려는 사람은 그간의 일을 합리화하는 데 매몰돼있다.

공격하는 입장에서는 그 분노를 모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이 에너지를 모아 '앞으로'를 외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안 보였다.

나라도 해야겠더라.
-- 어떤 비전을 세우고 있나.

▲ 우리나라가 세계 9위의 경제규모지만 위기다.

다음 세대를 부러워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다음 세대의 시간이 더 고달프리라 생각한다.

그걸 알면서 가만히 있는 건 뭔가.

온 힘을 다해 태클하는 레슬링을 해야 하는데 그걸 안하고 있다.

이건 매우 병든 사회다.

이대로라면 망할 게 뻔한 국민연금을 건들자는 얘기를 안 한다.

복지 한다면서 돈만 쓰고 다음 세대 어깨 위에 짐을 얹는 정책만 쓴다.

경제가 가라앉고 있는 상황에서 고통이 왜 청년에 집중될까.

기회를 만들어내야 한다.

-- 어떻게 만들 것인가.

▲ 기회는 '짠'하고 나타나는 게 아니다.

고통의 시간이 필요하다.

어떤 고통이 필요하고 사회 구성원이 동의해야 한다는 얘기를 솔직하게 해야 한다.

그 얘기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굳은살 베어내는 고통을 감내해야 젊은 사람이 믿을 수 있다고 얘기하는 정치가를 본 적이 없다.

그러니까 내가 적임자다.

-- 홍준표 의원이 본인을 겨냥해 '망둥이도 뛴다'고 했는데.
▲ 구력이 굉장히 센 분 입장에서 그렇게 느낄 수 있다.

대통령을 하는데 구력이 필요한 시대는 아니라고 판단한다.

망둥이가 될지 돌고래가 될지 모르는 것이다.

-- 야권 후보 중에서 누가 제일 경쟁자인가.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크다.

당장 지지율이 높으니까.

-- 이길 자신 있나.

▲ 현재로서는 턱도 없지만, 국민 마음을 얼마나 담을 수 있냐의 문제다.

국민의 분노와 정권교체의 열망을 모아 내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얼마나 닿을 수 있는지에 달렸다.

[일문일답] 윤희숙 "이재명, 철학·품격 없다…참신한 돌고래될 것"
-- 국민의힘이 '이대녀(20대 여성)'엔 약한 모습이다.

▲ 20대 여성에 어필을 못 하는 정도가 아니라 적개심을 느끼게 만든다.

보수는 맨날 잔소리 해대는 꼰대 시아버지, 시어머니를 생각나게 한다.

20대 남자들이 느끼고 있던 열패감을 보수가 긁어주면서 반응한 것이다.

20대 여성이 느끼는 불안과 불공평함에 대해 그동안 머리 터지게 고민했는지, 좀 모자란다고 본다.

-- 출산이나 양육경험이 없다는 점에 대해선.
▲ 돌싱이다.

짧은 결혼생활을 해봤다.

젊은 여성들이 겁내는 게 뭔지를 잘 경험한 것이다.

출산 경험도 없지만, 직접 경험 했다고 다 아는건 아니다.

직면한 일을 일반화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다.

각자의 경험을 일반화하고 방향성을 추출해내는 건 제가 더 잘한다.

누구나 살면서 각자의 경험을 갖고 있다.

당신의 길이 편협하다고 하는 질문 자체가 편협한 것이다.

-- '작은 정부론'에는 동의하나.

▲ 정부의 사이즈를 얘기하는 시대는 지났다.

할 일 하고 하지 않아야 할 일 안 하는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진다'가 중요하다.

혁신을 증진하기 위해 몇 개 부처는 그 기능을 떼서 재편할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 경제 외 다른 영역에서는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 공부하고 있다.

저 말고 다른 분들도 뭐 있겠나.

다 법조인인데 법조인의 전문성은 법이다.

그동안 관찰해보면 자기 분야를 깊이 아는 사람은 다른 분야를 익히고 핵심을 습득하는 능력이 좋다.

저도 그런 타입이다.

-- 이재명 지사의 어떤 면이 분노를 유발하나.

▲ 일관성이 없다.

철학이 없다는 얘기다.

상황에 맞춰서 입장이 극과 극으로 움직인다.

기본소득을 자신의 브랜드로 세일즈해 왔는데 전문가들이 안 하는 게 좋다고 해서 또 안 한다고 한다.

상황에 맞춰 표변하는 것은 정치가로서 치명적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품격 있고, 품격 있는 나라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바지 내릴까요' 이런 말을 하는 순간 내가 있던 곳에서 쫙 끌어내려지는 느낌이 든다.

그런 느낌을 주는 지도자는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없지 않겠나.

-- 문재인 정부의 정책, 무엇이 가장 문제였나.

▲ 부동산과 탈원전 문제를 주로 드는 데 공감한다.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훨씬 더 근본적인 문제는 기회를 만드는 정책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코로나 탓하기엔 그 이전부터 경제 체질이 많이 무너졌다.

경제가 자기 힘으로 움직이게끔 자생력을 북돋고 굳어있는 부분을 치료하는 역할을 하지 않았다.

기회의 메커니즘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부동산이나 탈원전과 관련해서도 민간과 시장이 흘러가는 흐름에 맞서 계속 싸웠다.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것을 아주 쉽게 생각한다.

정부가 생태계를 압도하고 뜯어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 7월 출간 예정인 책은 어떤 내용인가.

▲ 경제정책 전문가로 영입돼 국회에 들어왔는데, 합리적 얘기를 하는 게 아무 의미가 없었다.

정책이 법으로 만들어지는 과정 앞에 정치의 과정이 이미 너무 비틀려있었다.

지금까지 정치인들은 민주주의란 '네가 죽어야 내가 살 수 있다'는 식으로 호도해왔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무엇이 문제고 어떤 뒤틀림을 낳는지를 썼다.

-- '임차인입니다' 연설, 다시 돌려본 적 있나.

▲ 거의 본 적 없다.

손 떠는 게 카메라에 안 잡히리라 생각했는데 떨더라. 어찌나 창피한지.
-- 다시 그 자리에 선다면 더 잘했을까.

▲ 같은 얘기를 했을 것 같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