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사설서 '간부혁명 강조'…구세대에도 "강철도 내버려 두면 녹슬어" 비판

북한이 최근 사회 주역으로 나서고 있는 이른바 '장마당 세대'의 느슨한 충성심을 경계하며 젊은 간부들에 대한 사상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혁명적 수양과 당성 단련을 더욱 강화하자' 논설에서 "일군(간부) 대열에서 세대교체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며 "지난 세기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전후해 성장한 세대가 지금 일군 대열의 주력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들 세대를 두고 "착취와 압박도, 망국노의 설움도 체험하지 못했고 가열한 전화의 불 속도 헤쳐보지 못했으며 잿더미 위에서 모든 것을 새로 일떠세워야 했던 간고한 시련도 겪어보지 못했다"며 "일군 대열에서 일어난 질적 구성에서의 변화는 간부 혁명화(사상 단련) 문제를 더욱 부각해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소년기에 고난의 행군을 겪은 뒤 체제 수호보다는 먹고 사는 문제에 더 천착해온 '장마당 세대'가 속속 당 간부로 나서게 되자 자칫 사회 전반에 사상 이완이 전염될까 우려하고 나선 것이다.

北 "전쟁 모르는 '고난의 행군' 세대가 간부 주력…혁명화해야"
이 같은 상황에서 경제난 타개보다도 간부들의 사상을 재교육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못 박았다.

신문은 "첨예하게 제기되는 경제 문제를 풀기 전에 간부혁명을 일으키는 것, 바로 여기에 실질적인 전진을 이룩할 수 있는 근본 방도가 있다"며 "간부 혁명을 현 국면에 맞게 더 강도 높이, 선차적으로 심화시켜 나가야 할 전당적 중대 과업으로 내세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구세대 간부들에 대한 경고도 덧붙였다.

신문은 "강철도 밖에 내버려 두면 녹이 슬게 된다"며 "어제 날 능력 있는 일군이었다 해도 수양과 단련을 소홀히 하면 오늘에는 당정책 집행에 난관을 조성하는 걸림돌, 제동기가 되기 마련"이라고 언급했다.

北 "전쟁 모르는 '고난의 행군' 세대가 간부 주력…혁명화해야"
북한은 지난달 말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간부혁명'을 꺼내 들며 고위 간부들을 이례적으로 해임한 바 있다.

당시 군 서열 1위였던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해임했고, 박정천 군 총참모장과 김정관 국방상의 군 서열도 각각 강등했다.

최상건 당 비서 겸 과학교육부장도 옷을 벗었다.

고위 간부라고 해도 언제든지 밀려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충성심을 보여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간부 모두에게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사회 전반적으로는 남측 문화에 익숙한 'MZ세대'(10∼30대)에 대한 사상 단속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4월 직접 "청년들의 옷차림과 머리 단장, 언행,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 늘 교양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언급했으며,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해 남측 영상물 유포자를 최대 사형에 처하도록 했다.

최근에는 부부나 연인 간 호칭에서도 남측 말투 사용을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