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差 대전현충원 참배
중원 쟁탈전 서막…與 대전찾은 날, 尹 '충청대망론' 띄우기(종합)
여당 지도부와 야권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나란히 충청행 열차에 올랐다.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국립 대전현충원을 참배하고 대전시와 충청북도와 잇따라 예산정책협의회(예정협)를 열었다.

대선이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역대 전국 단위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 표밭을 미리 다져두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송 대표는 대전예정협 모두발언에서 "충청의 마음을 잡아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도 이곳이었다"며 "행정수도, 지역발전을 통해 대전·충청의 미래와 한국이 도약할 수 있도록 민주당은 쇄신하고 단합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청주에 위치한 방사광가속기 사업부지도 찾아 "방사광가속기는 첨단산업의 핵심 인프라"라며 "첨단산업의 기초가 충북에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도 "당정이 긴밀히 협력한 결과 대전은 국비가 전년 대비 6.8% 증가한 3조6천억원을, 충북은 12.1% 증가한 6조8천억원을 확보했다"는 등 충청 표심 구애에 집중했다.

이날 나란히 충청지역을 방문한 윤 전 총장에 대한 견제도 잊지 않았다.

송 대표는 충북예정협에 앞서 "갑자기 자유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졌다고 떠드는 잠꼬대 같은 말을 하는 분이 있다", "여야 간 정쟁을 하더라도 상대방을 부정하고 망하라고 저주를 퍼붓는 정치는 국민에 도움되지 않을 것이다"며 윤 전 총장을 직격했다.

중원 쟁탈전 서막…與 대전찾은 날, 尹 '충청대망론' 띄우기(종합)
윤 전 총장도 이날 충청을 찾아 첫 민생탐방에 나섰다.

동선이 겹치지는 않았지만, 윤 전 총장 역시 국립 대전현충원을 찾았다.

그는 현충탑을 시작으로 천안함 46용사 묘역, 한주호 준위 묘소, 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을 차례로 참배하는 것으로 대전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곳을 찾은 시각은 오전 8시20분, 윤 전 총장은 9시50분께였다.

윤 전 총장은 '윤석열이 듣습니다'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첫 민생행보 지역을 대전으로 택하고 이틀째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반대 행보를 이어갔다.

이날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핵공학과 석·박사 과정 학생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탈원전 정책에 각을 세웠다.

안보 행보를 통해 보수층 표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탈원전 정책 비판을 고리로 반문 세력 결집을 시도하려는 포석이 엿보였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연이은 탈원전 정책 행보 못지않게 첫 지역 행보의 행선지로 충남을 선택한 데에 담긴 정치적 의미에 주목했다.

윤 전 총장은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고향이 충남 공주라는 점 때문에 '충청 대망론'을 통해 대권을 노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는 이날 대전·충남 지역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저희 집안이 논산 노성면에서 집성촌을 이루면서 500년간 살아왔다"며 "저도 서울에서 교육받았지만 뿌리는 충남"이라고 강조했다.

대권 도전 선언 후 첫 지역 방문지를 충청으로 택한 것도 결국 충청을 자신의 지역적 기반으로 삼아 지지세를 확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은 간담회에서 지역 숙원사업인 국회 세종 이전과 관련, "의회와 행정부처가 지근거리에 있어야 의회주의가 구현되고 행정 효율성을 기할 수 있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