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앞 강성 지지층 자극 피하려는듯…본선용 전략 해석도
'조국의 시간'과 거리두는 이재명…당심·민심 이중포석?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조국 사태'에 대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의 회고록 출간을 계기로 여권 잠룡들의 '조국 사태' 재평가가 잇따르는 것과 대조적이다.

일각에선 당내 1위 주자로서 경선과 본선을 모두 염두에 둔 '계산된 침묵'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지사 측근 의원은 2일 통화에서 "민생이 시급한 시점인데 지금 조국 이슈가 재조명되는 것이 국민들 시선에선 소모적 논쟁으로 보일 것"이라며 "이 지사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지사는 이날 현재까지 조 전 장관의 회고록과 관련해 공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자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지난달 30일 이 지사를 향해 조국 사태와 공정성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동안에도 이 지사는 지난해 3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의 공방 과정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한 마녀사냥과 인권침해를 그만해 달라"고 말한 것 외에는 조국 사태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채 검찰개혁의 필요성만 원론적으로 강조해왔다.

회고록에 무반응 기조를 이어가는 것 역시 대선 경선을 앞두고 친문 진영이나 강성 지지층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중이 깔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여권 주자들처럼 '조국 옹호'에 나서지 않는 것은 본선 진출 시 중도층 공략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른 주요 주자들은 조 전 장관 회고록과 관련해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이낙연 전 대표), "마음이 아리다"(정세균 전 총리)며 친조국 성향이 강한 당 지지층을 겨냥한 메시지를 경쟁적으로 내놓는 상황이다.

연초부터 당내 1위 독주를 이어가며 본선까지 내다봐야 하는 이 지사와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토대로 일차적으로 당내에서 이 지사를 추격해야 하는 후위 주자들 간의 상황 차이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강성 친문 지지층을 바라봐야 하는 다른 주자들과 달리 이 지사는 주요 지지 기반이 강성 친문이 아니기 때문에 무리해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의 침묵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경선과 본선 전략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신 교수도 "만약 당 대선후보가 된다면 이 지사가 조국 이슈에 대해 선명한 발언을 내놓으며 선을 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