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영주권자 자녀에 신고만으로 국적 주는 법 개정안 논란
이중국적자로 있다가 18세 되기전 이탈 가능…단, 외국에 주소 있어야
[팩트체크] 쉽게 한국국적 얻은뒤 군복무 직전 국적이탈 가능?

국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외국인들이 쉽게 한국 국적을 얻은 뒤 군대 갈 나이 즈음해 한국 국적을 포기함으로써 병역 의무를 피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닐까?
국내 영주권 보유 외국인의 미성년 자녀는 신고만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적법 개정안이 지난달 법무부에 의해 발의되면서 제기된 몇개의 쟁점 중 하나다.

26일 열린 국적법 개정안 온라인 공청회에서도 이런 문제가 다뤄졌다.

법무부 담당자는 '주요 쟁점사항'의 하나로 '한국국적을 취득한 후 혜택만 누리고 국적을 이탈할 가능성'을 거론한 뒤 "국적이탈을 하려는 경우 해외에 주소를 두고 있어야 한다"며 "성년 남성의 경우 병역 이무를 이행한 후 국적이탈이 가능하다"고 밝히는 등 우려 요소에 대한 방지 장치가 있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는 현행 국적법과 입법예고된 개정안, 병역법 등을 토대로 이 같은 법무부의 설명이 타당한지 따져 봤다.

[팩트체크] 쉽게 한국국적 얻은뒤 군복무 직전 국적이탈 가능?

◇개정안 따르면 영주권 보유 외국인 자녀, 신고만으로 한국 국적 취득 가능…한국적 취득후 사실상 영구적으로 이중국적 보유 가능
우선 국적법 개정안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법안에 따르면 아버지나 어머니가 영주자격을 가진 국내 출생 외국인 미성년자(19세 미만)로서 국내에 주소가 있으면 복잡한 귀화절차 없이 신고만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

단, 7세 이상인 사람은 5년 이상 국내 주소를 보유해야 한다.

'국내와의 유대를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일 것'이라는 단서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양친 중 한 명 이상이 한국 영주권자인 국내 출생 외국인에게 간이 국적 취득의 혜택을 주는 것이 개정법안의 요지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 절차에 따라 신고를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은 사실상 영구적으로 이중국적(한국 국적과 원 국적) 보유가 가능하다.

현행 국적법 제10조는 한국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으로서 외국국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한국국적 취득일로부터 1년 안에 외국국적을 포기해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개정법안에 따르면 영주권자 자녀로서 한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은 이 규정 적용을 면제받을 수 있다.

또 개정안은 '만 20세가 되기 전에 복수국적자가 된 사람은 만 22세가 되기 전까지, 만 20세가 된 후에 복수국적자가 된 사람은 그때부터 2년 내에 대한민국 국적을 선택하거나 이탈하여야 한다'고 규정했지만 법무부 장관에게 '한국에서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뜻을 서약한 복수국적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성년남성은 병역 마쳐야 국적이탈 가능?
우선, 개정법안이 시행되더라도 성년 남성은 병역 이행후 국적 이탈이 가능하다는 법무부의 설명 자체는 틀리지 않는다.

국적법 개정안에 따르면 병역준비역에 편입되는 사람은 '현역·상근예비역·보충역 또는 대체역으로 복무를 마치거나 마친 것으로 보게 되는 경우', '전시 근로역에 편입된 경우', '병역 면제 처분을 받은 경우' 등에 해당해야 국적이탈 신고를 할 수 있다.

한국 국적의 남성은 만 18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 병역의무가 발생해 병역준비역에 편입된다.

그 시점부터는 기본적으로 병역을 이행하거나 면제받아야 국적이탈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바꿔말하면 병역준비역에 편입되기 전에는 국적 이탈을 할 수 있다는 말도 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내에서 출생한 사람은 병역준비역에 편입되는 해의 3월까지 국적이탈 신고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따라서 영주권자 자녀 간이신고 절차에 따라 한국 국적을 얻은 사람은 만 18세가 되는 해의 3월까지는 국적이탈이 가능하다.

즉, 18세가 되는 해 3월까지 한국 국적자로서 권리를 누리다 병역 의무 이행을 하지 않고 국적 이탈을 할 길은 열려 있는 것이다.

◇단, 한국국적 이탈하려면 해외에 주소 있어야
하지만 병역을 피하기 위해 한국 국적을 이탈하려면 '해외 주소지 보유'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이다.

법무부는 공청회에서 한국 국적을 취득한 영주권자 자녀가 한국 국적을 포기하기 위해서는 해외에 주소를 두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확인 결과 이 설명 자체는 맞는 말이다.

국적법 개정안은 "복수국적자로서 대한민국 국적을 이탈하려는 사람은 외국에 주소가 있는 경우에만 주소지 관할 재외공관의 장을 거쳐 법무부장관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이탈한다는 뜻을 신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영주권자의 자녀라면 부모의 출신국에 거주하는 친척의 주소지를 활용해 한국국적 이탈 신청을 하는 방법도 가능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송소영 법무부 국적과장은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적이탈을 하려면 외국에 주소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에서 '주소'는 민법상의 '생활근거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기에 특정 주소지에 잠시 체류하거나 적을 두는 것은 '외국에 주소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고만으로 얻은 한국 국적, 병역의무 직전에 쉽게 이탈할 수 있나?…해외 주소 보유 규정 얼마나 엄격히 적용하느냐가 관건
결론적으로 개정 국적법이 시행될 경우 간이 국적 취득절차를 통해 한국인(이중국적)이 된 사람들은 징병 대상이 되기 전 한국 국적을 이탈할 수 있는 길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외국에 주소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조건이 병역의무 이행 직전의 국적 이탈을 억제하는 장치가 될 수 있을지 여부는 '외국 주소 보유'로 인정할 수 있는 의무적 해외 거주기간 등을 얼마나 엄격하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엇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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