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인터뷰 문답…"여야정협의체는 통지기구"
이준석과 궁합? "50선이든 0선이든 무관"
문 대통령이 김기현 오른팔 '툭툭' 친 이유는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청와대 5당 대표 오찬 간담회에서 쓴소리 보따리를 풀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당황스러운 순간이 있었다.

방송 카메라 앞에서 한미정상회담 성과를 신랄하게 때리고 있는데, 그의 오른편에 서 있던 문 대통령이 팔을 '툭툭' 쳤기 때문이다.

김 대표 대행은 '그만하시죠'라는 뜻으로 받아들였지만, 개의치 않고 더 맹렬히 정부·여당을 성토했다고 한다.

"다시는 안 부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청와대에서 돌아와 "오찬 간담회였는데, 계속 말하느라 식사를 하나도 못 했다"며 초콜릿 봉지를 뜯고 있는 김 대표 대행을 국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 무슨 대화 중에 있었던 일인가.

▲ 문 대통령이 티타임 때 "미국에서 굉장히 예우를 잘해주더라"라고 했다.

내가 "바이든이 원래 상대방 띄워놓고 뒤로 빼간다"고 했더니 문 대통령이 멋쩍은 웃음을 지으면서 왼손으로 내 오른팔을 '툭툭' 쳤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거기 진짜 이준석이 되냐"고 거듭 묻더라.
-- 문 대통령이 여야정 상설 협의체를 제안했다.

▲ 대통령의 표정을 정확히 읽을 수 없는 자리다.

원내 3석, 6석 정당 대표도 똑같이 n분의 1이다.

최강욱, 여영국, 송영길은 여당이고, 안철수는 여당인지 야당인지 구별이 안 된다.

대통령에 참모진까지 있어 9대1, 10대1로 회의하자는 거다.

상설협의체가 아니라 통지기구다.

-- 취임 한 달을 자평한다면.
▲ 당이 분쟁 없이 안정됐고, 호남 지지도가 올라 외연이 더 넓어졌다.

민생 투쟁이 1순위라는 기조로 부동산 이슈에 대한 합리적인 당 입장을 내놨다.

늦어도 다음 주 새로운 민생 대책을 또 내놓으려 한다.

-- 벌써 두 번 광주를 찾았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뜻을 이어받은 것인가.

▲ 김기현의 역할을 할 뿐 '김종인 정신'과 상관없다.

아버지가 YS(김영삼 전 대통령) 계열 민주당 소속으로 도의원을 하다 5·16 때 잡혀가고 집안이 쫄딱 망했다.

나도 대학 내내 데모만 했다.

서클 회장을 맡았던 대학 3학년 때 5·18 민주화운동이 있었다.

지난 5·18 기념식에서 너무 마음이 저려 눈을 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 '이준석 현상'에 대한 평가는.
▲ 전당대회를 주재하는 입장에서 그런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당의 건강성과 역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인터뷰에서 이렇게 얘기했더니 이 후보 편들었다고 난리던데, 나는 법대로, 원칙대로 간다.

--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궁합은.
▲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역할을 하고, 대표는 대표 역할을 하면 된다.

상명하복 관계도 아니고 궁합이 무슨 필요가 있나.

당 대표 선수가 50선이 되든 0선이 되든 상관없다.

-- 당대표 선출과 다른 방식의 여론조사 결과가 표심을 왜곡한다는 지적은.
▲ 그런 식이면 선거 여론조사 아무것도 하면 안 된다.

우리 당 책임 당원을 우습게 아는 얘기다.

-- 일부 의원이 예비경선 당원 조사 룰을 비판했다.

▲ 당원 조사는 지역별 당원 숫자대로 한다.

호남에 당원 수가 적은데, 호남 조사 대상만 늘리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얼토당토않은 엉터리 분석이다.

--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못 내준다고 한다.

▲ 법사위를 하나 새로 만들까.

우리가 만든 게 진짜라고 하고 우리가 의결할까 보다.

--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면.
▲ 소탐대실하는 거다.

소탐하다 나라에 멍이 든다.

--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인물난이 지적된다.

▲ 시계를 뒤로 돌려보자. 지난 3월 초만 해도 야권에 서울시장 후보 없다고 난리였다.

유승민, 원희룡이 당장 우리 후보고 잠재적인 후보가 더 있을 수 있다.

이들이 정세균, 이낙연보다 나으면 나았지, 뭐가 부족한가.

경력을 보나 정치 역정을 보나 이재명보다는 훨씬 낫다.

학력이 모자라는가, 국회 경력이 모자라는가, 나이도 젊고 좋은 상품이다.

저평가된 분들을 제대로 평가받게 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이 야권 대권주자로 거론된다.

▲ 어차피 야권이 대통합, 후보 단일화를 통해 1명의 후보를 내세워야 하니 대선에 뛰어들면 같이 공동보조를 맞춰야 할 인물들이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는 소통하고 있나.

▲ 간접적으로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

구체적인 의사를 정확히 확인하기는 어렵다.

-- 윤 전 총장이 입당해야 한다고 보나.

▲ 다른 방법이 있나.

우리 당 지지율이 리얼미터 기준 1등이다.

윤 전 총장이 당 바깥에서 이 지지율을 깨고 대선이 가능할까.

정당이 가진 껍데기가 별 게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 존재하는 정당 중에 가장 오래 법통을 이어온 정당이 국민의힘이다.

우리가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

-- 윤 전 총장,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무소속 홍준표 대표가 다 같이 경쟁하는 그림을 그리나.
문 대통령이 김기현 오른팔 '툭툭' 친 이유는
▲ 결과적으로 본류로 합쳐져서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본다.

홍 의원 복당에 대해서는 당내 일부 반대가 있지만, 원천적인 반대는 아닌 것으로 이해한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장 화급히 처리해야 할 사안은 아니고, 너무 늦기 전에 마무리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