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조사면 이재명·ARS면 윤석열 우세…'샤이 보수' 영향
尹 잠행 길어지며 '주목도 약화'도 변수…등판 시점 주목
'尹 vs 李' 여론조사 들쭉날쭉 왜?…"1차 요인은 조사방식"
최근 차기 대권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순위가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주자가 '양강' 구도를 구축한 가운데, 조사기관에 따라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선두가 수시로 바뀌는 흐름이다.

24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32.4%)이 이 지사(28.2%)를 앞섰다.

반대로 지난 20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기관 공동 조사(NBS)에서는 이 지사(25%)가 윤 전 총장(19%)을 앞질렀다.

같은 날 발표된 두 기관의 가상 양자대결 조사에서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적도 있다.

지난 13일 갤럽이 발표한 양자대결 조사에서 이 지사는 42%, 윤 전 총장은 35.1%로 이 지사가 앞섰다.

반면 리얼미터 양자대결 조사에서는 윤 전 총장이 45.7%, 이 지사 35.5%로 윤 전 총장이 더 높게 나타났다.

'尹 vs 李' 여론조사 들쭉날쭉 왜?…"1차 요인은 조사방식"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주요 요인으로 '조사방식의 차이'를 꼽는다.

전화면접 방식의 여론조사에서는 이 지사가, 자동응답(ARS) 방식의 조사에서는 윤 전 총장이 우세한 흐름이 일관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지사가 앞선 갤럽과 NBS 조사가 전화면접 방식이고, 윤 전 총장이 우세한 리얼미터, KSOI 조사는 ARS 방식이다.

이는 지지 정당이나 후보를 밝히기 꺼리는 '샤이 보수', '샤이 윤석열'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면접원이 직접 조사하는 전화면접 조사에서는 '내가 보수다, 국민의힘을 지지한다, 윤석열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尹 vs 李' 여론조사 들쭉날쭉 왜?…"1차 요인은 조사방식"
또 다른 요인은 윤 전 총장에 대한 주목도 변화를 들 수 있다.

이 지사가 포럼 발족 등으로 외연 확대를 시도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사이에 윤 전 총장은 공개 행보를 하지 않고 잠행을 이어가며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진 상황이라는 것이다.

여권에서 검찰개혁을 강하게 이야기하며 검찰을 때릴수록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올랐던 역설적인 현상도 민주당 송영길 지도부 출범 이후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새 지도부가 부동산, 백신 등 민생 이슈에 더 집중하면서다.

배종찬 인사이트K 연구소장은 "전화면접상 추세만 보더라도 윤 전 총장 지지율이 한 달 새 4∼5% 하락했다"며 "중도층 및 20·30대에서 지지자 이탈이 발생하면서 일부는 이 지사로, 일부는 응답 유보층으로 전환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26일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 인사청문회, 윤 전 총장의 6월 등판 여부 등을 향후 변수로 꼽았다.

검찰개혁 이슈가 재조명되거나 윤 전 총장이 공개석상에 서면서 지지율이 다시 출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사에 인용된 모든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