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문화콘텐츠포럼 창립총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문화콘텐츠포럼 창립총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정청래 의원(사진)이 아닌 박광온 의원을 내정했다. 정 의원이 낙점받지 못한 것을 두고 오히려 국민의힘 내부에서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29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선수와 나이를 고려해 박 의원에게 법사위원장직을 제안했고, 박 의원이 전날 밤늦게 수락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쿨하게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 원내대변인은 "당 관례와 기준에 따라 상임위원장 2년을 다 채우지 못한 경우 다시 추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민주당 일각에서는 정 의원이 법사위원장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정 의원 역시 "피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 의원이 아닌 다소 온건파인 박 의원을 낙점했다. 이른바 '강성 친문'으로 분류되는 정 의원에 부담을 느낀 것.

오히려 국민의힘 내부에서 아쉬움이 표출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당 원내 사령탑에 대표적 '친문' 인사인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오르자 연일 '도로 친문'이라며 비판을 제기해온 바 있다.
지난해 12월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등의 통과를 위해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려 하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저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등의 통과를 위해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려 하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저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상황에서 '강성 친문'으로 거론되는 정 의원이 법사위원장에 오르기를 내심 기대했던 것이 국민의힘이다. 4·7 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반성을 하지 않는다는 공세를 이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결국 민주당이 민심을 거스르지 않은 것"이라며 "정 의원이 법사위원장이 됐다면 결국 '입법 독주'가 이어지면서 또다시 비판 공세에 휩싸이게 됐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그런 상황이 왔다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정부여당이 보궐선거 참패 이후에도 '입법 독주'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공세가 가능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